삼성까지 ‘카톡 킬러’ …이름값 할까

일반입력 :2011/08/29 11:04    수정: 2011/08/29 11:10

정윤희 기자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또 한바탕 격랑이 예고됐다. 이번엔 삼성전자까지 뛰어들며 카카오톡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형 제조사가 직접 메신저 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행보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렸다.

이강민 삼성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담당 전무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메신저 ‘챗온(ChatOn)’의 하반기 출시 로드맵을 밝혔다.

현재 ‘챗온’ 제작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상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피처폰용, 바다OS용 ‘챗온’을 선보인 뒤 오는 10월부터 안드로이드용과 PC웹버전 출시, 애플 앱스토어 등록을 추진한다.

다만 카카오톡이 장악한 기존 시장을 염두에 둔 듯 일반폰(피처폰) 지원을 강조하고 나섰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피처폰까지 아우르며 전 세계 이용자 네트워크 효과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무는 “그동안 모바일 메신저는 단말 플랫폼이 한정돼있어 전 세계 모든 플랫폼과 단말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의 필요성을 감지했다”며 “메신저 수요는 앞으로도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단말기 선탑재 ‘챗온’, 경쟁력은?

현재 국내 메신저 시장은 벤처기업부터 포털, 통신사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경쟁 중이다. 대표적으로 2천200만명 가입자를 자랑하는 카카오톡과 최근 1천200만명을 돌파한 마이피플, 네이트온톡, 네이버톡, 올레톡, 티티톡 등 종류도 다양하다.

때문에 눈에 띄는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다. 이미 형성된 기존 서비스들의 인맥 네트워크와 경쟁하려면 ‘웬만한’ 특징 없이는 힘들다는 평가다.

관련 업계에서는 ‘챗온’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삼성전자의 단말기 지원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출시하는 휴대폰 신제품에 ‘챗온’을 선탑재(프리로드)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용자가 능동적으로 앱을 다운로드 받지 않아도,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생산하는 단말기에만 선탑재해도 해볼만 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엄청난 만큼, ‘챗온’이 출시되면 시장에 파급력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강민 전무는 “개인 고객에게 단말기을 제공하는 회사로서 당연한 비즈니스”라며 “고객이 쉽게 쓸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삼성의) 단말기를 차별화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챗온, 국내보다 세계 시장 겨냥?

다만 ‘모바일 메신저’로서의 차별화 요소에 대한 평가는 낮은 편이다. 음악첨부, 이용자가 직접 이미지를 만들어 보내는 애니메이션 메시지, 콘텐츠 저장 공간 등을 내세웠지만 이용자를 끌어들이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도 없다. 마이피플이나 네이트온톡 등 후발주자들이 m-VoIP를 카카오톡과의 차별화 요소로 선택해 일정부분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메신저 업계 관계자는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현재로서는 눈에 띄는 차별점이 없다”며 “단말기 선탑재가 없었다면 선점효과가 매우 강한 국내 시장에서는 세컨드앱(주사용 앱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사용하는 앱)으로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처폰 지원, 62개 언어 지원 등으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 같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용자에게 새로운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뜬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 하기보다는 삼성전자의 단말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앱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차별화 전략을 구상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우리 나름대로 2009년 말부터 구상한 차별화 전략들이 있다”며 “한 지역만이 아닌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인 만큼, 세계시장에서 많이 뜨면 국내 이용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챗온’은 121개국 62개 언어로 서비스 된다. 하반기 삼성전자의 신제품에 선탑재 되며 일반폰, 스마트폰 가리지 않고 사용 가능하다. 푸시서버는 킵얼라이브를 사용하지 않는 자체 푸시서버를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내달 2일 독일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11’에서 구체적인 ‘챗온’ 전략을 밝힐 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