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웹OS, 살려만 두면 수익화 가능"

일반입력 :2011/08/24 09:38    수정: 2011/08/24 10:20

HP는 최근 PC 사업부 분리를 선언하고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급처'중이지만 그에 탑재된 웹OS만은 살려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웹OS 수혈 전략이 성공하면 태블릿 사업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전망이다.

미국 지디넷은 23일(현지시간) HP가 PC 사업부를 분사시킬 때까지 웹OS를 '동면'시키는 마스터플랜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운영 25년만에 최근 PC 시장 포기를 선언하고 사업부를 분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HP는 궁극적으로 웹OS 사용권을 공급하거나,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유료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경쟁 플랫폼보다 사용자 점유율과 개발자 생태계 등이 취약한 웹OS를 도약시킬 계획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디넷 블로거 래리 디그넌은 HP의 메시지가 아주 명확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터치패드에 대한 기술, 서비스 지원이 없을 텐데도 판매속도에 불이 붙은 모양새를 보면, (HP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듯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HP 웹OS 단말기 가격이 큰 폭으로 할인돼 뜻밖에 인기몰이중인 상황을 통해 이를 짐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웹OS 태블릿 '터치패드'는 미국 일부 매장에서 출시예상가대비 4분의1 수준에 팔리고 있으며 스마트폰 '프리3'는 유럽에서 80~90%폭의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회사측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나 제품에 대한 사후보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확실치 않다.

즉 HP가 이같은 떨이 판매 정책을 통해 단말기 생산에 투입한 돈을 잃게 되더라도, 플랫폼 사용자를 순간적으로 늘림으로써 웹OS 생태계 확장을 견인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진입장벽이 높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운영체제(OS) 시장에서 효과를 보일만한 일종의 고육지책이란 얘기다.

디그넌은 더불어 만일 HP가 프린터와 PC에서 충실히 웹OS를 적용해 사용자 기반을 넓힌다면 제품이나 라이선스에 대한 유효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며 회사가 웹OS에 뭘 기대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나 PC 사업부를 독립적으로 분사한 뒤 태블릿 경쟁에 다시 뛰어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전망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HP가 여전히 일반 소비자 시장에 미련을 두고 있으며, 이에 기반한 구체화된 사업전략을 제시하려고 준비중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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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최근 PC 사업 분사 선언과 동시에 알려진 시맨틱 검색 솔루션 업체 '오토노미' 인수는 그런 움직임에 속도를 더하진 않는 행보다. 오토노미는 '아이돌(IDOL)' 시리즈로 대표되는 지능형 검색 기술과 분석, 멀티미디어 콘텐츠 모니터링, 통합 아카이브 제품을 갖췄다. HP는 오토노미를 100억달러에 사들여 기업용 분석 플랫폼과 데이터 웨어하우스(DW)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영국IT매체 더레지스터는 HP가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을 겨냥한 고사양 신제품 'P10000'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기존 HP 스토리지 제품보다 성능과 용량을 더 키운 P10000은 3PAR의 데이터 이전 도구 '피어 모션'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해 회사가 기업용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을 함께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