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오 와이디 "3가지 최강 카드로 승부"

일반입력 :2011/08/19 10:38    수정: 2011/08/19 17:55

와이디온라인은 어둡고 긴 터널을 오랜 시간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터널의 끝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2년여간 300억원의 규모의 부실을 털어내고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퍼블리싱 역량 강화, 온라인 및 보드 게임 직접 개발, 모바일 소셜 게임 사업 확장 등 크게 3가지 성장모멘텀으로 실적 개선을 일굴 계획입니다. 유상 증자에 대해서도 검토 중입니다.

유현오 와이디온라인 대표의 말이다. 18일 게임스팟코리아는 역삼에 위치한 와이디온라인에 방문해 취임 2주년을 맞은 유 대표를 만났다. 그는 2년여동안 질적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면 하반기 웹보드게임과 모바일 소셜 게임을 시작으로 내년말 신작 온라인 게임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단 각오를 보였다.

그는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싸이월드를 국내 1위 커뮤니티 사이트로 키워낸 인물이다. 그가 시장서 높이 평가받는 것은 메신저 네이트온을 싸이월드와 연계해 메신저 시장 선두로 자리매김 시켰기 때문. 이때부터 그에겐 탁월한 경영감각을 가진 승부사란 수식어가 붙었다.

■대표 취임 2년…최우선 과제 부실 정리 끝

2년전 와이디온라인은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게임사였다. 중국서 큰 인기를 끌었던 리듬액션게임 오디션과 자체 개발작 프리스톤테일 등이 전면에 포진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와이디온라인의 구원투수로 합류한 유 대표는 이를 평가절하했다. 당시 와이디온라인은 고장난 자동차였고 교체할 부품도 없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내실을 다지는 것이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였다. 오디션과 프리스톤테일을 믿기에는 회사 사정이 최악이었다. 개발 서비스의 역량도 부족했다. 상처는 점점 더 깊어졌다.

그래서일까. 유 대표는 곪아터진 상처를 숨기지 않고 이를 도려내는 선택을 했다. 극단적 선택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가 꺼낼 수 있었던 마지막 카드였다.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신규 프로젝트를 대거 정리하고 이미 진행된 프리스톤테일 워와 패온라인 서비스를 포기했다.

이렇게 해서 약 300억원에 달하는 부실을 털어냈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 회사를 이끌어 가기엔 리스크가 컸고 그의 경영 철학에도 위배됐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2년전 이맘때 와이디온라인의 수장으로 새로 합류를 했었지요. 외부에서 볼때와 직접 합류해 느낀 것은 180도 달랐습니다. 100억 정도의 이익이 남는 회산줄 알았는데 아니었죠. 어떤 것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실이 심했고 이를 바로 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지난해 이를 바로잡았습니다. 부실 규모만 약 300억원. 끔찍했죠. 또다 른 피해자가 생기기 전에 이를 해결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질적 성장보다 내실을 중시…합격점

시장은 부실을 정리한 유 대표의 판단을 옳다고 평가한다. 부실을 계속 안고 가기에는 국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의 경영철학에도 위배된다.

무엇보다 상장사인 와이디온라인은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다. 부실을 정리하지 않고서는 상장사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보기 힘들다. 유 대표가 2년여 동안 실적 개선보다 체질 개선에 나선 것도 여기에 있다. 2년간 쌓은 그의 업적이기도 하다.

부실 정리와 조직 체질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와이디온라인의 주가는 2년전에 비해 폭락한 상태. 유 대표가 취임당시 9천원대였던 주가는 2천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말 회사의 주가는 부실 정리에 따른 기대심리가 반영돼 3천9백원대 반등에 성공했으나 성장모멘텀의 부재로 현재 2천원대에 머물러 있다. 적정 주가는 6천원대 수준.

회사의 튼실한 구조가 100% 주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주가의 움직임은 회사의 내실을 보기보다 가시적 성과와 질적 성장으로 움직여서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걱정이 없다는 반응이다. 유 대표는 3가지 성장모멘텀을 마련한 만큼 곧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회사 내실을 다졌다면 이제는 3가지 성장모멘텀을 앞세워 질적 성장을 할 시기입니다. 웹보드 게임과 글로벌 모바일 소셜 게임, 신작 온라인 게임으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주주에게 곧 좋은 소식 안겨드리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 출신 개발본부장 영입 초강수

주목해야할 점은 웹보드 게임. 일부 대형 게임사가 사행성 논란으로 웹보드 게임 서비스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오히려 그는 서비스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역발상이다. 보드게임 사업 축소 분위기를 이용해 틈을 파고들겠다는 계산이다.

웹보드게임은 NHN한게임 넷마블 네오위즈게임즈 등 빅5게임사의 주요 매출원이다. 와이디온라인이 웹보드게임 론칭할 경우 단기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

특히 그는 웹보드게임 성공에 대해 자신했다. 연략있는 인력을 대거 충원했기 때문. 엔씨소프트 출신 정승훈 이사(본부장)가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의 초창기 맴버로 게임트리 포털을 총괄했던 정 이사는 오르카스튜디오의 수장으로 웹보드게임 외에도 신작 온라인게임 개발에도 착수했다. 구성원도 업계에서 알아주는 인물이 대다수라는 설명이다.

와이디온라인의 오르카스튜디오는 하반기 웹보드게임을 시작으로 내년말 신작 온라인 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작 온라인 게임은 비슷한 시기 세일즈가 가능한 수준으로 완성된다는 부연설명도 있었다.

웹보드게임 서비스는 중견게임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플랫폼입니다. 대형 게임사도 이러한 플랫폼을 활용해 매출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신작 게임을 개발하거나 퍼블리싱 게임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웹보드게임 플랫폼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했습니다. 개발 역량이 뛰어난 오르카스튜디오를 필두로 웹보드게임개발과 신작 온라인 게임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모바일 게임도 하반기 3~4종 출시합니다. 신작 온라인 게임은 내년말 세일즈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화살은 시위를 벗어나…유상 증자 검토

화살은 이미 시위를 벗어났다. 수준 높은 팀 구성을 통해 조직 역량을 강화했고 신성장동력 과제도 수행 중이다. 화살이 과녁에 명중할지는 내년쯤 판가름 날 전망이다.

유 대표의 승부수 기질은 신성장동력 추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현실을 정확히 판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포석도 하나둘 마련하고 있었다.

3분기부터 퍼블리싱 신작 마에스티아 온라인으로 회사 유지에 박차를 가하고 하반기 웹보드 게임과 모바일 소셜 게임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의 고삐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업 확장을 위한 유상 증자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유상 증자 계획에 대해 유 대표는 충분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매출에 의존하고 있는 와이디온라인의 상황을 보면 자금 확보가 필요한 시점. 유 대표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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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신화를 탄생시킨 유 대표. 회사를 바로 잡겠다는 그의 각오는 남달랐다. 회사는 투명해야하고 경영자는 실적으로 평가받는다는 그의 철학이 내년 빛을 발할지 기대해 본다.

올해는 마에스티아온라인 상용화 서비스와 웹보드게임 서비스 론칭, 신작 모바일 게임 출시로 안정화를 꾀할 계획입니다. 또 유상 증자 형태로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와이디온라인을 바라보고 계시는 게임 이용자와 주주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이에 대한 좋은 소식 안겨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