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룬, 韓게임업계 이끌 주역 되고파"

일반입력 :2011/08/17 10:36    수정: 2011/08/17 13:03

김동현

해외 지사가 설립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규모 인력 채용부터 본사와 지사의 커뮤니케이션을 정리하는 사소한 일까지 어느 하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사 설립 이후 한동안은 제대로 된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기 마련.

그러나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깬 곳이 있다. 바로 중국의 중견 게임 퍼블리셔 쿤룬의 한국지사 쿤룬코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곳은 설립 4개월 만에 ‘K3 온라인’을 성공적으로 론칭 했으며, 웹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강호’를 곧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만에 비가 오지 않았던 날 쿤룬코리아의 김민구 본부장을 만날 수 있었다. 올해 안에 적어도 3개 이상의 게임을 국내 시장 내 론칭 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당찬 포부를 인사말로 전한 그는 국내 이용자들에게 하루 빨리 쿤룬을 알려 좀 더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 관계자들이 보는 쿤룬의 이미지는 ‘젊다’입니다. 2008년 게임 업계에 뛰어든 이후 3년 만에 엄청난 성장을 거뒀기 때문인데요. 작년만 해도 약 2천억 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했을 정도로 빠르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본사 쿤룬은 북경에 소재하고 있는 중견 퍼블리셔다. 트래픽으로 전 세계 3위권 내 들어가는 브라더소프트로 시작한 이 업체는 현재 1천5백 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의 45%가 해외에서 나올 정도로 글로벌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소 인지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규모나 성장 면에서는 전 세계 게임 시장 내 주목을 사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 내 성장도 있겠지만 저희는 쿤룬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크게 성장할지에 대해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강력한 신흥세력이 아닐까요.”

김민구 본부장은 쿤룬의 성장성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쿤룬코리아가 단시간 내 국내 게임 시장에서 론칭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다수의 신작 론칭을 준비하는 것도 발전을 추구하는 본사의 성격이 그대로 반영된 부분이라는 것이다.

“주아휘 쿤룬 대표가 창업 때부터 주목하던 시장이 한국이었습니다. 특히 한국 내 다수의 게임을 수출한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을 항상 예의 주시하고 있었죠. 그래서 한국 진입은 처음부터 큰 출혈을 각오하고 시도했습니다. 다른 선진 기업보다 큰 움직임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일단 쿤룬코리아에서 선택한 방향은 이미 탄탄한 고정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클라이언트 기반 게임 시장 대신 웹 게임,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 등 이용자들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게임으로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나온 게임이 ‘K3 온라인’이다.

쿤룬코리아의 첫 게임 ‘K3 온라인’은 전 세계 1억 명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 웹 게임이다. 삼국지를 소재로 한 이 게임은 간편하면서도 빠른 진행, 그리고 다양한 전투 콘텐츠로 큰 인기를 누렸다. 국내에서도 출시 이후 별 다른 마케팅이 없었지만 지금도 꾸준히 성장 중에 있다.

“‘K3 온라인’을 첫 단추로 한 점은 꽤나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삼국지를 소재로 한 점부터 방대한 콘텐츠, 다년간의 서비스로 다져진 경험 등이 더해져 국내 이용자들의 입맛을 제대로 자극했기 때문이죠. SNG로 접근한 형태도 주효했습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웹 게임들이 채널링이나 자체 서비스로 시작하는 것에 반해 ‘K3 온라인’은 페이스북과 일반 웹사이트 2가지 형태의 서비스로 시작됐다.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라면 누구나 별 부담 없이 클릭 한번만으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이 게임의 입소문에 큰 영향을 끼쳤다.

“두 번째로 준비 중인 ‘강호’의 경우도 국내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를 최대한 살린 게임입니다. 웹 MMORPG이지만 별 다른 설치도 없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죠. 그러면서도 볼륨이나 콘텐츠 면에서는 클라이언트 게임 못지않게 방대합니다.”

김민구 본부장이 말한 ‘강호’는 웹 MMORPG로 이미 중국이나 대만 등 여러 국가에 서비스하며 게임 성을 인정 받았다. 실시간 방식의 전투부터 강화, 성장 등 클라이언트 기반 게임을 능가하는 내용들로 채워져 국내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이 된 기대작 중 하나였다.

“‘강호’의 한글화는 이미 거의 완료됐고 아마 빠른 시일 내 론칭 일정 및 테스트 일정 등을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이 게임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정말 놀라운 경험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쿤룬코리아는 게임 론칭 외에도 국내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움직임을 준비 중에 있었다. 김민구 본부장은 국내 게임 업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펀드 투자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게임 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쿤룬 본사 역시 한국 게임 업체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장르나 플랫폼 등을 불문하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면 확실히 투자할 예정입니다.”

한국 게임사에 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한국 게임의 우수함 때문이라고 김민구 본부장은 말했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통할만한 게임을 선정해 글로벌 서비스로 연결시키고 싶다는 것이 쿤룬코리아의 입장이다.

“코람게임이라는 글로벌 서비스 포털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검증만 된다면 확실하게 해외 시장 서비스까지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의 양질의 게임 콘텐츠를 한국 이용자들에게 인정받고 이후 해외로 나가는 방식을 구축한다면 지금보다 좀 더 안정적인 게임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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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구 본부장은 지사라는 편견을 넘어 국내 게임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꾼이 되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단순히 한국에서 수익을 내고 나몰라라는 식의 업체가 아닌 국내 게임 업계에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함께 성장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아직 4개월 남짓 된 회사이기에 많은 한국 이용자들과 개발사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정받기보다는 인정받기 위해 시간을 쓰는 곳으로 인식되고 싶은 게 저희의 바람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질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강호’도 많은 기대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