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토로라 인수, MS 윈도폰 '씁쓸'

일반입력 :2011/08/16 02:45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사들였다는 소식을 가장 속쓰려할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 입장에서 모토로라모빌리티는 노키아에 맞먹을 수 있는 윈도폰 파트너 후보사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구글이 15일(현지시간) 125억달러에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한다고 밝힌 직후 주요 외신들은 MS 윈도폰 비즈니스가 실력있는 제조사와 손잡을 기회를 잃었다는 분석을 쏟아냈다.

실제로 이달초 모토로라모빌리티는 윈도폰 단말기를 만들어 파는 것도 가능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산제이 자 모토로라모빌리티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일 모토로라가 노키아와 같은 조건으로 MS와 협력할 수 있다면 윈도폰 단말기를 만들어 파는 것도 가능한 선택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당시 자 CEO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돼 업계 주목을 받았다. 모토로라모빌리티는 지난 2008년부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만 집중한다는 전략을 써왔기 때문이다. 또 모토로라모빌리티는 다른 단말기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에만 주력해왔기에 MS가 태블릿을 겨냥해 준비중인 차기 윈도 시리즈 사업에도 탄력을 예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자 CEO가 언급한 '노키아와 같은 조건'이란 MS가 제공하는 20억달러규모 자금, 별도의 마케팅 지원, 윈도폰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조하거나 차기작을 먼저 도입할 수 있는 권한 등을 가리킨다. 이같은 파격 제휴 내용은 MS가 노키아를 인수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MS와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각각 윈도폰 OS와 서비스 개발, 단말기 생산이라는 역할분담을 전제로 긴밀한 협력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MS가 이미 삼성, LG, HTC 등이 글로벌 협력관계를 갖고 있었지만 이들은 안드로이드 단말기에 무게를 두고 있어 MS에겐 2% 부족한 상대로 비쳤다. 윈도폰 플랫폼 확산을 가속하려면 제조 협력사를 추가 확보할 필요가 컸던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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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윈도폰의 또다른 구원투수가 될 수 있었던 모토로라모빌리티를 구글에 빼앗긴 형국이다. 뒤집어 말해 구글은 당초 목적인 '특허 공세 방어'와는 별개로 MS에 묵직한 한 방을 먹이는 효과도 얻은 셈이다.

향후 구글은 모토로라모빌리티를 끌어안은 효과로 특허자산 강화뿐 아니라 전문적인 하드웨어 설계, 제조 역량을 활용케 됐다. 업계는 하드웨어 생산력을 자체 확보한 안드로이드가 경쟁력을 높인 제품 디자인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