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클라우드 킨들 공개...한국은?

일반입력 :2011/08/11 14:35    수정: 2011/08/11 14:37

남혜현 기자

애플의 콘텐츠 수수료 부과 전략에 대한 아마존 대응책이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웹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HTML5 기반 서비스를 앞세웠다. 애플 결제 정책을 피해갈 수 있어 국내 전자책 업체들도 아마존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마존은 10일(현지시간) HTML5 기반 전자책 웹애플리케이션(이하 웹앱) '킨들 클라우드 리더'를 발표했다. 전자책 시장서 애플의 존재감이 미약한만큼 클라우드 기반 웹앱으로 애플을 뒤흔들어 보겠다는 전략이다. 음원시장이 아이튠스에 점령당한 것처럼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에 따르면 킨들 클라우드 리더는 현재 사파리와 크롬 브라우저에서 열린다. 웹을 통해 킨들스토어에서 전자책을 구매한 후 PC나 태블릿, 스마트폰에서 읽을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리더를 지원하는 브라우저 플랫폼을 차츰 늘려갈 것이란 계획도 함께 밝혔다.

사용자들이 구매한 콘텐츠는 아마존 서버에 저장된다. 때문에 별도 저장공간은 필요없다. 책을 읽을 때마다 PC나 태블릿 등 사용하는 단말에 콘텐츠를 불러오면 된다. 이 킨들 웹앱은 최대 50메가바이트(MB)까지 저장공간을 지원, 오프라인 독서도 가능하게 했다.

■클라우드 리더 앱, 노림수는 무엇?

아마존이 이날 공개한 클라우드 리더는 HTML5를 기반으로 했다.

HTML5는 웹 문서를 만들기 위한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다. 액티브X를 설치하지 않아도 동일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플래시나 실버라이트, 자바FX 없이 웹브라우저에서 화려한 그래픽 효과를 낼 수 있다. 애플도 iOS에서 플래시 대신 HTML5 표준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는 만큼 유력한 전자책 플랫폼 중 하나다.

무엇보다 기존 웹에선 불가능했던 '오프라인 저장' 기능을 HTML5가 지원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웹에서 멀티미디어 기능을 그대로 구현하면서도 일정 용량의 파일을 단말에 저장할 수 있어 사용편의성을 대폭 개선했다.이 때문에 앱스토어 외에 적당한 판매처를 찾기 힘든 유통사 입장에선 HTML5 기반의 웹스토어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애플의 앱스토어의 결제 정책인 'IAP(In App Purchase)'가 논란이 되면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HTML5를 전자책 판매의 유일한 대안으로 주목하기도 했다.

아마존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클라우드 리더는 기존 킨들 앱과 표면상 유사하다. 아마존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이용할 수 있으며, PC나 아이패드에서 접근할 수 있다. 클라우드 리더와 기존 아이패드 킨들 앱을 동기화 하면 구매한 도서 목록을 단말기와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선 기존에 앱스토어에서 킨들 앱을 다운로드 받았다면 이젠 사파리에서 킨들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되는 것이다. 사용은 '동기화'를 이용하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美씨넷은 이날 킨들 클라우드 리더를 두고 아마존이 전자책 시장서 애플의 영향력을 최소화 하려 하고 있다며 파이낸셜타임스와 코보 등이 이미 HTML5 기반 웹앱을 개발 중이며 이같은 움직임은 더 가속화 될 것이라 분석했다.

■국내 콘텐츠 업계 애플, 우리 지금 만나

IAP 논란을 바라보는 국내 콘텐츠 업계 심정은 복잡하다. 아마존이나 반스앤노블 등과 달리 국내 대형 서점들은 아직 앱 내에 결제버튼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아직까지 애플 측에서 IAP를 탑재하지 않은 앱을 삭제하진 않아 지켜보는 중이라며 현재 결제 버튼을 삭제한 앱을 제작중에 있으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갈지) 상황을 살펴본 후 대응방안을 결정할 것이라 말했다.

한국이퍼브의 경우 아마존과 유사한 HTML5 뷰어를 개발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HTML5를 기반으로 e펍(PUB) 3.0이 적용된 뷰어를 현재 개발 중에 있으며 올 연말부터 내년 1분기까지 단계적으로 뷰어를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금 HTML5 뷰어의 기능을 정리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인터넷기업협회를 비롯해 한국이퍼브 등 콘텐츠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의 IAP 정책이 국내 결제 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규정 적용이 업체간 형평성을 어겼다는 점을 들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는 10일 애플에 콘텐츠 개발사와 협의채널을 마련해 합리적인 수익 배분을 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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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측은 애플에 의견서를 제출했고 앞으로 2주간 응답을 기다릴 것이라며 나라나 콘텐츠 분야마다 결제방식도 모두 다른데 애플이 너무 일방적으로 IAP를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가 바라는 것은 우선 애플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라며 애플이 성의있게 국내 콘텐츠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반대로 IAP 정책에 무조건 반대하기 앞서 국내 유통환경을 먼저 둘러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애플 앱스토어는 콘텐츠 판매의 장을 마련한 것일 뿐, 유통업체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곳은 아니다며 국내 서점들도 HTML5 뷰어를 개발하거나 사업 모델을 바꾸는 등 혁신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