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게임 팔고 순위 경쟁…T스토어 왜이래

일반입력 :2011/08/05 10:52    수정: 2011/08/05 18:23

전하나 기자

최근 티스토어가 개발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다. 개발사가 유료 게임을 프로모션 형식으로 무료 서비스하더라도 유료게임 다운로드수에 집계되는 현행 정책으로 인한 논란이다.

유료 게임이 무료로 풀리면 이용자들이 몰리게 되고 게임 순위가 높아진다. 때문에 티스토어 방침이 의도치 않게 인기 순위 내 자사 게임들을 노출하려는 개발사들이 무료 쿠폰 발행을 남용하는 현상을 낳았다는 지적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게임 밸류를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인기 순위에 오르는 것만큼 효과가 큰 마케팅이 없다는 점에서 무료 프로모션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자연스레 개발자들의 수익 창출도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2천원짜리 게임 무료 쿠폰을 판매자가 살 경우, 이용자는 해당 게임을 0원에 내려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개발사의 수익도 0원이 되기 때문이다.

티스토어가 ‘국가대표 콘텐츠 장터’를 자처하며 전폭적인 개발자 지원, 개발자와 상생이라는 구호를 외쳤지만 결과적으로는 ‘티스토어에서의 드림은 사라졌다’는 비난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는 결국 게임 다운로드 수가 조작 가능해지는 결과로까지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개념의 어뷰징(abusing, 작위적 순위 경쟁)은 아니지만 순위체계의 교란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티스토어 게임 순위를 신뢰하는 개발자들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해외 앱스토어에서 인기있는 유명IP게임들이 티스토어에 들어오면 맥을 못추리는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퀄리티 높은 게임들을 국내로 들여온 해외 개발사들이 이러한 방식의 순위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유료베스트, 무료베스트, 추천, 뉴(New) 항목별로 운영하고 있는 티스토어와 달리 애플 앱스토어는 유·무료 인기 항목 외에도 실제 판매액만을 따져 순위를 매긴 최고 매출(Top grossing) 카테고리를 구분했다. 퀄리티 높은 게임들은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이는 개발사들이 좋은 콘텐츠를 내놓으면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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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티스토어 개발자센터에는 “유료로 등록한 후, 무료로 판매할 경우엔 정당하게 유료 다운로드 카운트에서 제거 한후 유료로 결제된 카운트만 랭킹에 반영 해야 한다”, “자정 기준으로 유료 게임이 0원이면 바로 무료카테고리로 보내고, 유료 다운로드 수를 제외하면 된다는 간단한 법칙을 왜 무시하는지 납득 가지 않는다”, “잘만 사용했으면 쿠폰이 돈 없는 개발사가 앱을 알리는데 좋은 역할을 했을텐데 무분별한 쿠폰 발행이 공멸을 가져왔다” 등의 의견이 등록된 상태다.

SKT 측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뒤늦게나마 정화에 나섰다. 쿠폰을 통해 할인된 금액은 ‘전일 판매액’에 포함되지 않게 하고, 기존 판매 건수에서 쿠폰 할인 금액을 제외한 실제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유료베스트를 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SKT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 제기돼 온 개발자들의 불만과 의견을 수렴해서 새 정책을 만들었고 오는 10일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