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허괴물 인터디지털 인수 추진

일반입력 :2011/08/04 11:43    수정: 2011/08/04 11:43

이재구 기자

삼성전자가 비밀리에 미국의 특허괴물인 인터디지털의 특허 자산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넷,블룸버그는 3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매물로 나온 인터디지털입찰 참여 의사를 타진받고 인터디지털 특허포트폴리오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이 입찰에 관련된 익명을 요구하는 두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이 이 특허괴물인수에 나선 것은 이 회사가 애플에 인수될 경우 현재 진행중인 애플-삼성소송에서 결정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삼성은 ‘큰 비용’을 내고서라도 이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보았다.

삼성과 애플 가운데 인터디지털을 인수하는 회사가 특허소송의 칼자루를 쥐게 될 수 있으리란 것이다.

지난 달 말 매물로 나온 인터디지털은 8천800여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들 특허는 애플의 아이폰은 물론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폰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인터디지털은 기존의 8천800건 특허 외에 현재 1만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고 있는 특허괴물로서 구글,애플 등이 이미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회사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009년 인터디지털과의 특허분쟁에서 미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삼성전자제품의 대미수출이 막힐 위기에서 4억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디지털의 특허는 특히 2G3G에 집중돼 있어 이 특허를 인수할 경우 향후 이 회사를 인수해 특허지반을 넓히는 회사는 각종 스마트폰 특허 소송에서 엄청나게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디지털은 모바일칩셋 개발사이지만 수입 대부분을 특허 라이선스에서 확보하는 대표적 특허괴물(Patent Troll)이다. 폐업한 회사나 개인 발명가, 특허경매 등을 통해 저평가된 특허를 헐값에 사들인 후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 제물로 삼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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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디지털의 주가는 지난 7월18일 이후 73%나 주가가 올랐다. 이 날 뉴욕 나스닥에서 이회사의 주가는 8.75달러에서 71.96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인터디지털은 애플,노키아,삼성전자,LG전자 등으로부터의 라이선스 수입을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3억 9450만달러, 수익 1억 536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