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털렸으니 돈 옮겨요"...신종 피싱

일반입력 :2011/08/04 09:47    수정: 2011/08/04 09:48

정현정 기자

보이스 피싱 사기수법 중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유형이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인한 불안감을 겨냥했다.

우정사업본부가 4일 발표한 ‘2011 상반기 보이스 피싱 피해 예방활동 현황’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을 미끼로 돈을 가로채는 사기수법이 전체 76건 중 44건으로 58%를 차지했다. 납치가장은 9건, 신용카드 연체 및 도용이 8건, 전화요금 연체 등 기타가 15건으로 뒤를 이었다.

개인정보 유출 미끼는 사기범이 전화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안전한 계좌로 돈을 옮겨야 한다고 속이고 돈을 가로채는 수법이다.

종전에는 창구에서 알려준 계좌로 직접 송금하도록 했으나 최근에는 우체국 직원들과 접촉을 막기 위해 주로 자동화기기(ATM)에서 계좌이체를 하도록 유도하고 게 더 눈에 띈다.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에 가입시킨 후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 돈을 가로채기도 한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금융기관과 인터넷사이트의 개인정보 유출이 잇따르면서 사기범들이 불안심리를 노리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기관 사칭도 날로 지능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한 곳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방식에서 여러 기관을 잇달아 사칭해 의심을 피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5월 A씨는 모 은행 직원을 사칭한 사람에게서 A씨의 돈을 누군가 찾으려해 경찰에 신고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어 경찰을 사칭한 사람에게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전화를 받고, 잠시 후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사람으로부터 다른 은행의 안전한 계좌로 옮기라는 말을 들었다.

여러 기관의 전화를 받은 A씨는 행여 돈을 잃어버릴까봐 우체국에서 계좌이체를 하려했으나 이를 수상히 여긴 우체국 직원의 제지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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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은 과거보다 많이 감소했지만 금융, 사법기관 등 여러 기관을 잇달아 사칭하거나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등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면서 “전국 우체국에서 피해 예방 활동을 더욱 강화해 피해를 막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009년 보이스 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노인정 방문 교육, 우편차량에 안내문 게시 등 다양한 피해 예방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 보이스 피싱 피해예방 건수는 총 76건으로 피해 예방 금액은 11억8천만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