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공급과잉, 중국에 달렸다

일반입력 :2011/08/03 08:22    수정: 2011/08/03 10:24

송주영 기자

LCD 패널 공급과잉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수급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수요도 문제지만 공급도 문제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TV 시황이 개선되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패널업체가 물량 늘리기에 나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BOE가 8세대 공장 가동에 들어간데 이어 오는 4분기에는 TCL이 8.5세대 LCD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국내, 타이완 업체들이 시황 악화를 우려, 숨고르기하며 가동률을 낮추고 투자를 축소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특히 TCL 8.5세대 공장은 최근 들어 LCD 시황 악화로 가동 일자를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날 TCL은 양산 시기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동률 하락에도 패널가 보합세

LCD 패널 가격은 관련업체 가동률 조정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오르지 못한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LCD 패널 가격이 42인치 미만 LCD TV용은 보합세를, 42인치 이상은 소폭 하락을 기록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타이완 패널 업체 등이 감산에 들어갔다.

지속된 감산에도 불구하고 LCD 시황 반등을 낙관하지 못한다. 3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인데도 지난달 가격은 여전히 보합세였다. 2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오히려 더 커지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 LCD 관련 임원은 하반기 전망을 하며 입을 맞춰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3분기 특징은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렬 삼성전자 전무도 “3분기는 2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불확실성이 높다”고 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의미 있는 수급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김 연구원은 “패널업체 가동률이 80%에 머무른다는 의미는 총 양산능력 대비 패널 수요가 20% 부족하다는 의미인데 20% 수요를 맞출만한 호재가 하반기에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런던 올림픽 때까지 LCD TV 수요를 견인할 만한 요소가 없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우리나라, 타이완 업체 투자 축소

LCD 업계는 가동률 뿐만 아니라 투자규모까지 축소한다. 시황 악화에 따른 장기전에 대한 대비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는 투자 확대, LCD는 투자 축소로 방향을 잡았다.

LGD 역시 올해 투자 규모를 1조원 이상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면적 LCD 투자는 무기한 연기됐다.

LCD 장비업계 관계자는 “LGD가 p98 외에도 7세대 추가 투자를 기대했다”며 “중국 투자 외에는 별다른 호재가 없고 중국 투자 역시 장비 반입은 내년이나 돼야 할 것으로 보여 매출 목표치를 소폭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LGD는 더불어 p98에 대한 양산 시점도 재고할 전망이다. LGD 관계자는 “p98 양산계획은 시장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며 “p98은 TV용은 아니라 TV 시장과는 다르지만 연말 가동이 확실치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GD 뿐만이 아니다. AUO 역시 올해 투자 규모를 당초 목표 대비 80% 수준으로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타이완 업체가 투자가 재고되는 분위기 속에 신규라인 공급량 확대가 향후 패널 가격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기로는 중국 신규 양산 라인 가동으로 부정적이지만 장기로는 균형을 맞출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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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연구원은 “중국은 현재 TV 시장 중 내수 시장이 가장 좋아 이 시장을 보고 업체들이 뛰어든다”며 “중국 신규라인 물량은 12만장 규모로 추산되는데 무시할 만한 수량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올해 투자 축소로 내년 이후 수요, 공급이 균형을 맞추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