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구글TV 쇼크...셋톱박스 '족쇄'

2분기 적자에 가격 3분의 1로

일반입력 :2011/07/29 11:44    수정: 2011/07/29 13:08

이재구 기자

구글TV가 로지테크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따라 구에리노 데 루카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299달러나 하던 자사의 구글TV용 셋톱박스 ‘리뷰(Revue)’의 가격을 99달러로 내리는 고육지책까지 밝혔다. 이에따라 30만원대였던 로지텍의 구글TV용 셋톱짜리 레뷰가 10만원초 가격대에 공급된다.

씨넷등 주요 외신은 27일(현지시간) 로지텍이 실망스런 분기실적을 기록하면서 임시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하면서 부진의 최대요인으로 구글TV(셋톱박스) 부진을 꼽았다.

로지텍은 2분기 실적결산 결과 지난해 보다 약간 오른 4억8천만달러 매출을 보였지만 4천500만달러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로지텍의 부진원인, 전적으로 구글TV 뿐?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로지텍은 구글TV를 완전히 비난할 수는 없다. 결국 로지텍은 PC판매가 부진하면서 그 희생양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로지텍은 PC판매가 부진하고 있는데도 히트쳤던 PC주변기기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1년 전 로지테크는 디지털홈 플레이어가 될 구글TV용 으로 주력제품 리뷰(Revue)를 내놓으면서 회사로선 상당한 모험을 시도했다. 하지만 로지텍의 잘 만들어진 구글TV 박스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로지텍은 너무 많은 레뷰의 재고가 쌓여있고 바이어의 발길이 끊겨 처치곤란인 지경이 됐다. 곤경에서 벗어날 해결책은 249달러인 제품가격을 99달러로 내리는 것, 그리고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물론 사태가 이렇게 되도록 만든 결정타는 구글과 로지텍의 구글TV에 대한 확신과 달리 구글팬조차도 수개월이 지나도록 레뷰와 구글TV에 관심조차 주지않은 데 있었다.

■신임CEO, 인기없는 로지텍 가격 책정 실책 인정

구에리노 데 루카 임시 CEO는 로지텍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디지털홈, 특히 로지텍의 리뷰, 또는 구글TV의 가격 재설정에 대해 말해봅시다.

우리는 스마트TV카테고리의 참신성과 플랫폼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잘 팔려 엄청난 매출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가늠해 볼 때 우리는 많은 다른 방식을 채택했었어야 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한가지만은 분명하게 해두고자 합니다.

구글과 함께 일한 것은 옳은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강력한 IT리더와의 협력을 통해 결실을 약속받았으며 새로 부상하는 TV시장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우리가 가격을 내림으로써 고객들에게 내가 믿는 매력적인 가격포지션에 더욱더 초점을 두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느꼈습니다. 분명히 우리는 이 결정에 엄청난 가격을 지불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가격인하가 레뷰의 판매를 가속시키고 진일보하게 해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의 디지털홈 기회에 대한 열정은 불변입니다.

우리는 조화를 통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중심 전략에 참여할 것이며, 스마트TV,오디오비디오쪽에 초점을 맞출 것입니다. “

구에리노 데 루카는 그러나 디지털홈이 로지텍에 강력한 성장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신념을 감추지는 않았다.

“레뷰 가격 299달러는 고객과 우리가 생각하는 가격간에 큰 갭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데 루카 CEO는 또 로지텍이 처음부터 가격책정을 잘못했다고 주장하는 투자분석가들의 뭇매를 맞은데 대해서도 가격 변경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레뷰와 관련, 잘못된 데 대해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처음에 우리는 제품의 풍부함을 믿었기에 이 가격을 정당하다고 믿었고, 고객들도 따라 와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사실 여러분들이 옳았고 우리가 틀렸습니다”라고 시인했다.

구글TV, 9월에 앱마켓에 새로운 SW내놓는다

구에리노 데루카 CEO는 레뷰 부진의 부분적 원인으로 ▲구글TV와 경쟁 제품 간의 차별화 요인인 앱마켓의 부재 ▲유저인터페이스용 콘텐츠 문제 등으로 인해 약속한 서비스를 완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인정했다.

이어 고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아주 최근에 가격을 내리거나, 또는 가격을 내릴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여러분의 생각에 동의하며 99달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고객들에게 호소력있는 제안가격이라고 믿는다”면서 구글TV셋톱박스를 외면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데루카 CEO는 “레뷰 셋톱박스 가격에 로지텍 TV캠을 붙이면 고객들은 거실에서 250달러 이하의 가격에 진정한 소셜비디오커뮤니케이션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글TV는 9월말에 앱마켓에 새로운 SW를 들고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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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루카 CEO는 “이 시점에 구글이 커다란 플랫폼 상의 변화를 맞게 될 것이며 특히 구글TV용 안드로이드앱이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새 버전들이 기존 구글TV 레뷰에서 작동된다.

하지만 99달러로 가격이 떨어진 로지텍의 레뷰가 미국의 로쿠나 애플TV와 경쟁해 물리칠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