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폭스·크롬, '뉴스코프 불매' 지원

일반입력 :2011/07/25 09:50

미디어그룹 뉴스코프 계열사 웹사이트 접속을 막는 파이어폭스, 크롬용 확장기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폭스뉴스, 뉴욕포스트(NYP) 등 해외 주요 매체 사이트 접속을 차단해 준다.

지난 23일 주요 외신들은 웹 사용자들이 꼴도 보기 싫은 머독 회장의 '미디어 제국'에 다가가지 않도록 해주는 파이어폭스와 크롬 브라우저용 부가기능을 몇몇 개발자들이 만들어 내놨다고 보도했다. 최근 휴대폰 해킹 논란을 낳은 미디어 뉴스오브더월드(NoW)와 모기업 사이트를 보기 싫은 사용자들에게 유용해 보인다는 평가다.

뉴스코프 계열사 NoW는 168년 역사를 자랑하다가 이달초 폐간 조치된 영국 신문사다. 특종을 내기 위해 9년전 실종 후 살해된 소녀의 휴대폰을 해킹한 반인륜적 행위가 폭로된 게 폐간된 배경이다. 당시 머독 회장이 직접 극약 처방을 내리면서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비윤리적 취재 이력이 폭로된 것과 그간 선정보도에 대중들이 품은 반감을 누그러뜨리기는 부족했다는 풀이다.

■크롬 '머독 차단' 확장

보도에 따르면 크롬 확장 '머독 차단(Murdoch Block)'은 브라우저가 사이트를 불러오기 전에 이를 경고한다. 사용자가 머독 계열사 웹사이트를 읽으려는 행위를 좀 더 엄격하게 완전히 차단해버린다는 설명이다. 사용자는 세부 설정을 통해 각 사이트를 차단할지 허용할 것인지 고를 수 있다.

다만 일관성은 떨어지는 모양새다. 기본값으로 폭스뉴스가 31%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동영상 사이트 '훌루'는 차단하면서 'IGN'이나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사이트는 뉴스코프 소유인데도 차단 대상에서 빠졌다고 한다.

■파이어폭스 '머독경고' 확장

또 '머독경고(MurdochAlert)'라는 파이어폭스 확장기능도 사용자가 100개 이상인 뉴스코프 계열사를 알아서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차단이 아닌 경고라는 점에서 좀 덜 엄격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이를 설치한 파이어폭스로 '폭스 뉴스' 사이트를 열 경우 사용자에게 '머독 산하 사이트에 접속해 잠재적인 컴퓨터 보안 위협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창을 띄우는 식이다.

이는 일반적인 보안 위협 사이트처럼 메이저 언론인 폭스 뉴스 사이트도 어쩌면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거나 보안을 위협하는 장치가 돼있을 지 모른다는 뉘앙스다. NoW가 언론윤리를 무시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취재를 통해 특종을 낚아온 행태를 비꼰 것이다.

■'나날이 늘어가는 적'

확장기능 활용이 활성화돼있지 않은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점유율 전체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긴 하지만, 업계 2위인 파이어폭스와 3위인 크롬에 등장한 확장이 확산되는 등 '머독 보이콧'이 장기화될 경우, 뉴스코프 계열사 수익성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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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온라인 미디어 더넥스트웹(TNW)은 머독 회장과 그의 미디어 제국은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적'들과 조우하고 있다고 평했다.

뉴스코프는 앞서 해커그룹 '룰즈섹' 공격 목표가 되기도 했다. 룰즈섹은 이달초 해킹을 그만둔다던 선언을 뒤집고 중순께 뉴스코프 계열사 '더썬'지 사이트 주소를 해킹, 방문자들을 가짜 웹사이트로 유도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머독이 죽었다'는 내용의 가짜 기사가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