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으로 클라우드를 한다고?

일반입력 :2011/07/25 11:05    수정: 2011/07/25 11:21

“해외의 한 IT서비스회사는 IBM 메인프레임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울로 카르바우 IBM 부사장은 지난 21일 미드레인지급 메인프레임 z엔터프라이즈114 출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IBM 메인프레임 Z엔터프라이즈가 저렴한 비용과 관리 용이성 때문에 선택됐다는 말이었다.

일반적으로 메인프레임은 고가로 인식된다. 1대에 억단위로 가격을 책정한다.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값싼 x86서버를 대규모로 구축하는 게 상식처럼 여겨지는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구심을 낳았다.

카르바우 부사장은 이같은 지적에 “클라우드 시장에서 x86서버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다”라며 “IT를 구현하는 방식은 여러 관심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최근 IT하드웨어 시장 성장 추세를 보면 x86보다 메인프레임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는 더 저렴하게 용량을 제공하면서 활용도 높고, 관리도 용이하며, 더 나은 보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IBM은 메인프레임 사업전략으로 하이브리드 컴퓨팅을 내세운다. 메인프레임을 중심으로 유닉스, x86 서버를 하나로 묶어 혼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z엔터프라이즈 시스템에 블레이드서버를 연결해 리눅스나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강조된다.

카르바우 부사장은 “기존 메인프레임 환경에 적용하는 것뿐 아니라 인텔 x86이나 리눅스를 다 접근할 수 있어 비용 혜택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라며 “고객들이 기존 메인프레임에 대해 가상화나 워크로드 관리, 보안 등에 관심가지면서 클라우드 환경을 구현하는데 IBM이 적합한 솔루션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컴퓨팅의 주된 강조점은 통합이다. 컴퓨팅 환경이 여러갈래로 나뉜 채 혼용되는 추세속에서 통합적인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메인프레임 클라우드?... 마케팅일 뿐

클라우드 컴퓨팅과 메인프레임의 조합에 국내 IT업계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흥미로운 얘기라면서도 특별히 의미 있는 사례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IBM이 메인프레임 시장에 붐을 일으키기 위한 마케팅을 펴는 것이란 의견이 다수였다.

윤동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 상무는 “이전 서버 호스팅 업체들이 있는데, 고객에게 메인프레임 요구사항을 받으면 제공하는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메인프레임이 서버 파티션 기능을 제공하니 그를 활용한다는 의미같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윤 상무는 “이전 메인프레임 기능으로 제공하는 것이라 서비스로 보긴 어렵고, 대다수도 아니고 IBM의 사업 전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클라우드는 대규모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데, 메인프레임은 프리미엄 서비스에 국한되므로 저렴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IBM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예로 들었다. 최근 베타서비스를 내놓은 IBM의 퍼블릭 클라우드가 x86서버를 사용한다. 그는 “정말 저렴하다면 메인프레임으로 퍼블릭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느냐”며 “정말 싸고 좋으면 다른 업체들이 당연히 채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윤 한국호스트웨이 연구소장은 “메인프레임을 스케일아웃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하고, 일레스틱한 구조를 가져가면서 경제성 충분하다면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오히려 고객이 원할 때 서비스를 바로 제공할 수 있고, 얼마든 사용중단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관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오라클의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서비스 일환이므로 고가 제품으로 다른 형태의 비싼 고급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라며 “차별화하다보면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고, 각 제품의 특징을 부각해 서비스 차별화 노릴 수 있으므로 전혀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 시스템을 혼용하는 IBM의 전략에 대해 불명확한 과도기적 솔루션이라고 지적했다. 메인프레임 운영체제인 z/OS가 이미 가상화를 지원해왔고, 다양한 OS를 지원하지만, 실제로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메인프레임의 장점인 일관성에도 불구하고, 비용을 줄이려고 저비용 OS를 쓰는 것인데 박스를 비싸게 주고 사야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HP의 관계자는 “국내 메인프레임 시장은 현재 죽어가는 시장”이라며 “아무리 제품 구매가격이 싸져도 엄청난 유지보수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종속도 심하기 때문에 초기 가격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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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114의 가격은 최소구성 7만5천달러(약 8천만원)부터 시작된다. 기존 메인프레임 가격보다 대폭 낮아진 가격이다. 그러나 유지보수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는 “관리 역시 HP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인사이트매니저(SIM)를 통해 유닉스, x86, 스토리지를 통합 관리하는데 자신들만의 장점으로 내세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