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아카데미, 팬(FAN)을 만든다

[특별기획]네트워크 엔지니어의 생태계②

일반입력 :2011/07/27 09:42

시스코시스템즈는 1997년 네트워킹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전반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확장 속에 엔지니어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10년 넘게 이어온 아카데미는 연간 수강생 90만명규모로 성장했다. 아카데미는 세계 172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IT 발전수준이 낮은 국가서도 운영된다.

시스코코리아는 2001년 한국에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네트워크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백본으로서 비수익성 사업형태로 진행됐다. 투자는 지역 세일즈팀에서 지원한다.

시스코의 목적은 세계에서 가장 큰 강의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학생들이 동일한 내용의 기술지식을 공유하는 셈이다. 학교 학과 커리큘럼 상에서 진행되는 만큼 등록금 외에 비용은 없다.

수업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실습은 네트워크 관련 모든 사항을 시뮬레이션 SW인 패킷트레이서를 통해 진행한다.

서정원 시스코코리아 육성팀 차장은 “실제 네트워크 장비가 필요없을 정도로 똑같은 체험을 SW로 할 수 있다”라며 “처음 나왔을 당시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계속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현재수준에 올랐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계속 SW나 프로그램을 개발해주는 것을 고마워한다”라며 “정확한 투자규모는 확실치 않지만 상당한 비중을 차지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게임을 활용한 수업도 진행된다. 단순히 기술만 가르치지 않고 네트워크 구축관련 비즈니스 지식을 쌓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어스파이어(Asphire)란 이름의 이 게임은 네트워크 엔지니어링 회사 소유자로서 구축 의뢰를 받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이 만약 과욕을 부려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되면 계약이 취소되기도 하며, 사업진행을 잘못할 경우 파산하기도 한다.

학생들의 성적은 글로벌로 집계돼 게시되며 자신의 순위를 보며 수준을 파악할 수 있다. 유럽의 경우 교도소의 갱생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정원 차장은 “게임으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실습까지 하게 되는데 학생들이 엄청나게 열중한다”라며 “강사도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카데미를 거쳐간 학생은 300만명이 넘는다. 한국의 전체 수강생은 4천167명, 지나쳐간 학생이 3만1천69명이다. 이중 자격증 시험 응시자격을 갖춘 사람이 5천402명 배출됐다. 지도자는 56명이며 활발히 진행되는 아카데미가 40개 운영중이다.

시스코는 네트워크 아카데미에 대한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아카데믹 에볼루션’이란 이 프로젝트는 수직계열화됐던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규모로 구분해 수평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관리체계를 시스코와 일선 학교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도록 한다는 취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또한, 강사 육성기관을 국가별로 2곳 가량 설립하고, 지원 학교를 지정하는 방안도 진행되고 있다.

아카데미는 철저히 비영리적인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 단순히 커리큘럼뿐 아니라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시스코 측의 행동부터 수익성을 배제한다.

서정원 차장은 “교수를 만날 때 절대 그들에게 비용을 부담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하게 비영리로 운영한다”라며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해 지금은 현장에서 순수한 지원 노력이라 인정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비 기증도 이뤄진다. 최근 한국씨티은행이 장비를 교체하면서 기증의사를 밝혔고, 시스코코리아가 이를 13개 학교와 기관에 전달했다. 교육에서 실제 장비를 만져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경험이다. 학교의 경우 장비를 직접 구매하기 어려운 만큼 시스코가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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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과정인 CCNA의 경우 4개 커리큘럼으로 4학기동안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학원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가 1개월 정도의 교육기간인 점에 비춰 긴 시간이다. 고등학교는 네트워크 정보란 강의로 1학기 과정을 운영중다. 학생들은 1년마다 열리는 네트워킹 경진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서 차장은 “학원에서 몇주 배운 것과 제대로 배운 것은 수준차를 극명하게 보인다”라며 “커리큘럼을 만들 때 단계별 내용, 강의시간, 숙지가능수준까지 판단하도록 교육 전문가를 고용하고, 이들이 모든 것을 사전 감수한다”라고 품질을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