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추락..."삼성에 휴대폰 1위 내줄 판"

2분기 실적, 스마트폰· 피처폰 동반

일반입력 :2011/07/22 02:57    수정: 2011/07/22 17:20

이재구 기자

세계 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의 실적부진과 적자는 예상대로였다.

IDC는 21일 발표된 노키아의 판매부진과 실적 추락을 재확인했다. 또 노키아가 삼성에게 '휴대폰1위'자리를 내 줄 위기에 처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노키아는 분기 중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15%를 기록하는데 그쳐 사상 처음으로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에게도 뒤지면서 3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동기의 노키아 스마트폰 점유율은 40%였다. 게다가 피처폰으로 불리는 일반 휴대폰 출하도 16%나 감소해 지난 2005년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씨넷은 21일 노키아가 컨퍼런스콜 결과 2분기에 판매부진으로 5억2천300만달러(5천52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해 동기의 3억2천300만달러(3천409억원) 흑자와 크게 대비되는 수치다. 분기중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10억달러 감소한 130억달러에 그쳤다.

2분기 실적 어떻길래?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는 이날 오전 컨퍼런스콜에서 윈도폰 OS를 사용하는 노키아스마트폰이 나올 올 연말에는 회사가 제 궤도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눈앞의 실적은 위기를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중 노키아의 휴대폰 총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20% 감소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출하는 34%나 감소했다.

반면 라이벌 애플은 2분기중 아이폰만으로도 노키아가 출하한 모든 종류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앞질렀다.

애플이 2천30만대의 아이폰을 출하할 때 노키아는 1천67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하는데 그쳤다.

오는 29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삼성은 1천800만~1천900만대의 스마트폰 출하가 예고되고 있다.

게다가 노키아는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라 피처폰에서도 타격을 입었다. 분기 중 피처폰 판매는 16% 줄어든 7천180만대로 지난 2005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IDC에 따르면 노키아의 전세계시장 점유율은 25%로 지난해 동기의 32%에 비해 7%포인트나 잠식당했다.

하지만 더욱 아픈 것은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의 추락이었다. 지난 해 2분기의 40%에서 이번 분기에 15%로 급전직하했다.

지난 6월 1일 불거지기 시작한 2분기 적자예상은 불행히도 현실화됐다.

스마트폰과 일반휴대폰 양쪽에서 수세

노키아는 애플 및 구글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버거운 경쟁을 벌여왔다. 또 로엔드(피처폰) 분야에서는 중국의 ZTE같은 저가모델 주력 업체에 밀려왔다.

노키아는 현재 자사의 전략을 제자리로 돌리기 위해 심비안 OS를 MS의 윈도폰OS로 바꿔가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최초의 윈도폰OS를 사용하는 휴대폰은 올 연말에나 등장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스티븐 엘롭 노키아 CEO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노키아가 전략적 목표를 향해 가는데 있어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 결과가 확실히 실망스럽긴 했어도 보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요한 우리의 구상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티븐 엘롭 CEO는 이어 “일부 분야에 있어서의 선전은 명백하기 때문에 연말에는 2분기보다 더 많은 현금과 유동성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사려깊고 흔들리지 않게 노키아에 필요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업계의 파괴적 힘에 대응하고 우리주주들에게 가치창조를 이끌어가도록 하는 힘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3분기엔 저가 아이폰 등장이 복병

IDC는 노키아가 지난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리더십을 애플에게 빼앗겼다고 보고 있다.

이는 노키아가 지난 2분기를 고비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삼성에 이어 3등으로 미끄러졌다는 의미다.

IDC보고서는 삼성이 저가 피처폰과 스마트폰에서 동시에 공격함에 따라 노키아는 세계최대 휴대폰시장을 삼성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고 전하고 있다.

프랜시스코 제로니모 IDC유럽시장 분석가는 이 재난적 결과는 급변하는 휴대폰업계에서 경쟁사에 앞서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트렌드에 늦게 대응하면 얼마나 급격히 사업이 악화되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키아는 모든 전선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며 스마트폰 분야의 제품군은 사용자 경험,사용자생태계,가격 등에서 매력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제로니모는 노키아가 지난 2009년부터 휴대폰가격인하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가격이 떨어진데다, 저가 아이폰 등장설이 퍼지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소비자들은 이미 노키아 스마트폰보다 더 낮은 가격의 안드로이드폰을 찾고 있다면서 애플이 오는 9월 소문으로만 돌던 저가 아이폰을 내놓으면 노키아의 다음 분기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윈도폰이 나오면 좋아질까?

21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노키아는 윈도폰OS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가격대의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엘롭 CEO는 이 다양한 가격대의 단말기야 말로 노키아가 윈도폰OS를 사용하기로 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엘롭은 윈도폰OS를 위한 생태계가 만들어짐에 따라 노키아가 OS를 이용해 다양한 가격포인트를 공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많은 분석가들은 MS윈도폰 기기가 노키아의 유일한 반전의 희망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제로니모 IDC분석가도 노키아가 약간의 개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MS가 SW에 관한 한 올바른 기초를 갖고 있으며 소비자들로부터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면서도 경쟁사인 애플의 iOS나 구글안드로이드에 필적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노키아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이통사업자들이다. 씨넷에 따르면 이들은 노키아의 새로운 OS를 지지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노키아에게 힘을 실어주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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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니모 분석가는 노키아의 새로운 플랫폼은 이 회사의 내년도 실적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기존의 상황을 뒤집을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지금 당장 아무도 대답해 줄 수 없는 질문은 노키아가 이런 회생노력을 하기에 너무 늦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라면서 휴대폰 업계를 돌이켜 볼 때 일단 1위 자리를 내려놓으면 이를 탈환하기가 매우 어렵고 불가능한 것으로 증명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