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온톡, 마이피플-스카이프 이길까?

일반입력 :2011/07/21 11:56    수정: 2011/07/21 17:08

정윤희 기자

모바일 메신저 경쟁의 제 2라운드 막이 올랐다. SK커뮤니케이션즈마저 뛰어들면서 주요 포털사업자들은 모두 모바일 메신저를 출시한 셈이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주형철)가 지난 20일 내놓은 네이트온톡은 모바일 무료통화(m-VoIP)를 탑재한 유무선 연동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현재 안드로이드마켓과 티스토어에 출시된 상태며, 애플 앱스토어에는 이달 말 출시 예정이다.

네이트온톡은 후발 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주소록 외에도 유선 네이트온 버디들을 끌어들였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적됐듯, 모바일 메신저는 인맥 네트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선 네이트온은 3천300만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 중이다.

아직까지 출시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네이트온톡에 대한 관심 자체는 뜨겁다. 업계에서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공고히 구축된 카카오톡-마이피플 구도에 네이트온톡이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에 이목이 쏠렸다.

■메신저앱 시장, 파고들 틈 있나

우선 네이트온톡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시기’다. 이미 메신저앱 시장 내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확립된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용자들은 주 사용 앱이 따로 있고 나머지는 메신저앱은 이를 보조하는 세컨드앱으로 사용하는 성향이 강하므로, 시장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게다가 기존 메신저의 기능을 한 데 모으기만 했을 뿐, 네이트온톡만의 차별화된 색깔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고품질 m-VoIP를 내세우기는 했지만, 마이피플 외에도 스카이프, 바이버 등 다수의 유사한 앱이 서비스 중이다.

반론도 만만치는 않다. 유선웹 메신저 부문에서는 네이트온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에서도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인 예상이다. 게다가 이전 네이트온UC의 실패에서 얻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네이트톡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요소로 점쳐진다.

m-VoIP 품질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족을 제대로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존 m-VoIP 서비스는 3G망 등 네트워크 상황에 따라 끊김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네이트온톡은 핸드오버 기술을 적용한 통화품질을 승부수로 내세웠다. 핸드오버는 3G와 와이파이(Wi-Fi)망에서 끊김없이 통화를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아직까지는 출시 초반인 만큼 이용자들의 사용 경험이 쌓여야겠지만, 고품질 m-VoIP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네이트온톡은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안드로이드 버전만 출시됐음에도 하루 만에 티스토어에서 약 8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해당 수치는 순다운로드수에 안드로이드 버전 네이트온을 네이트온톡으로 업데이트한 것도 포함된 숫자지만,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은 마찬가지다.

SK컴즈 관계자는 “출시 초반 분위기가 좋아 내부적으로는 고무된 상태”라며 “동시에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트온톡, 막다른 골목 끝 선택?

관련 업계에서는 네이트온톡 출시에 SK컴즈의 절박한 상황이 반영돼있다고 진단했다. 모회사인 SK텔레콤의 사업영역(음성통화)을 잠식하는 m-VoIP를 킬러 콘텐츠로 내세울 정도라는 풀이다.

게다가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비통신 부문 분사 결정,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 등 현안이 쌓였다. 아무리 모바일 메신저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SK텔레콤이 제 살을 깎아먹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SK컴즈는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입장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호 SK컴즈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이통사의 수익은 더 이상 음성통화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때문에 SK텔레콤도 쪽지, 메신저, m-VoIP 등이 결합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SK컴즈는 네이버, 다음에 이은 3위 사업자임에도 검색 점유율에서는 고전해왔다. 이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차세대 먹을거리로 떠오르자 부랴부랴 네이트온UC를 내놨지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카카오톡과 마이피플에 속절없이 밀렸다.

결국 SK컴즈가 승부수를 던질 ‘마지막 타이밍’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미 4G LTE가 상용화를 시작한 지금 시점에서 시기가 더 늦어질 경우, 향후 시장 진입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 이후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SK컴즈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서비스”라며 “SK텔레콤도 통신시장 변화를 따라잡아야한다는 니즈가 있는 만큼, LTE 스마트폰이 본격 출시되는 하반기에 수익 잠식은 최소화하고 모바일 시장 판도를 바꿔보자는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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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모바일 메신저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미 벤처기업, 포털사업자,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경쟁 중이며, 올 하반기에는 단말기 제조사의 참여도 예정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블루오션에서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며 “시장에 참여한 이통사, 포털, 단말기 제조사가 튕기는 주판알이 모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