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한글 글꼴 불만 조치하겠다"…과연?

애플 마케팅팀 스캇 브로드릭 제품 매니저 인터뷰

일반입력 :2011/07/22 09:35    수정: 2011/07/22 10:41

국내 사용자들이 매킨토시(이하 '맥') 환경에 대해 꾸준히 제기해온 이른바 '한글 글꼴' 품질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까. 최근 방한한 애플 임원이 '빈말'을 하지 않았다면, 기대해볼만도 하다.<본지 7월2일자 '디자인 애플~' 기사 참조>

애플 마케팅팀의 스캇 브로드릭 제품 매니저는 최근 이전까지 (맥, 아이폰 등) 애플 제품에 들어간 한글 글꼴에 대한 사용자 불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서 조치가 필요한 모델을 알아보고 향후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국내 애플 제품 사용자들이 '애플 고딕'에 포함된 한글 글꼴 품질에 불만이 큰데 어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답하며 나온 발언이다. 애플고딕의 한글은 인쇄용으로 설계돼 모니터로 보기엔 가독성이 나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기본 자획이 가늘어 희미할뿐 아니라 다른 언어권 문자와 달리 굵은 서체(bold)로 표기할 수도 없다.

국내 사용자들이 난색을 표하는 애플 제품 속 한글 글꼴의 역사는 거의 1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애플측이 지난 2002년 선보인 맥 운영체제(OS) X 초기버전 '치타'부터 이제 막 출시된 '라이언'까지 한글을 표시하는 시스템 기본 글꼴은 애플 고딕, 그대로인 것이다.

현재 아이폰, 아이팟터치, 아이패드 등 iOS 시리즈에 들어가는 기본 서체도 애플고딕에 비해 자획 굵기만 좀 더 키운 '애플고딕레귤러'다. 올가을 iOS5 버전과 이에 기반한 신제품들이 출시가 예고됐다. 최근 이어진 애플 제품들의 이력을 볼 때 한글 글꼴 지원 문제에 대한 개선 의지는 전무해뵈는 게 사실.

이를 지적받은 브로드릭 매니저는 한글 글꼴과 같은 특수한 문제와 관련된 피드백에 감사하고, 폰트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팔로업'하겠다고 즉시 답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대응 시점이나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질문을 던진 장소가 마련된 취지와 동떨어진 곳이었던 탓도 없지 않다. 그는 본사 차원에서 국내 마케팅의 일환으로 차기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 5 버전 신기술을 시연하기 위해 방한한 것이었다.

관련기사

현장에서 브로드릭 매니저는 iOS 5 버전은 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개발자들이 일상 생활속의 주변기기를 활용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돕는다며 애플 제품이 더 확장되고 일관성있는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애플을 대신해 차기 제품이 제공할 UX를 강조하는 역할이었다. 한글 글꼴에 따른 UX 관련 피드백을 제품에 반영하겠다고 빈말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향후 등장할 제품들의 한글 관련 지원 내용을 통해 그의 발언이 진담이었는지, 립서비스였는지 판가름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