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터치용 소재, 없애거나 바꾸거나

일반입력 :2011/07/15 00:07    수정: 2011/07/15 21:08

손경호 기자

스마트폰 터치에 사용되는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줄이거나 아예 다른 소재로 대체하려는 국내 부품소재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ITO필름은 터치패널을 구성하는 부품·소재 중 유리기판 다음으로 비싸고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4일 IT컨퍼런스 주최로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터치&햅틱 기술 최근 동향 분석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한 전자부품연구원(KETI) 박광범 책임연구원은 “최근 터치패널 이슈가 ITO필름 2장을 쓰던 것을 1장으로 줄이거나 이를 대체하는 나노소재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이폰은 강화 유리 아래에 유리기판이 한 장 더 있고, 이 기판의 양면에 터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두 개의 회로를 그려 넣는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ITO필름이다.

국내 대표적인 터치패널 업체인 멜파스와 이엘케이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관련기술을 개발 중이다.

멜파스는 ITO필름을 사용하는 대신 강화유리 양면에 회로를 그리는 다이렉트패턴드윈도우(Direct Patterned Window, DPW) 기술을 개발해 수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엘케이는 ITO필름을 대체하는 나노소재를 이용해 가격을 낮추면서, 플렉서블디스플레이 같은 곳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ITO필름을 한 장만 사용하는 일명 G1F(Glass-1-Film)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패드2와 경쟁하기 위해 자사 차세대 태블릿인 갤럭시탭8.9에는 강화유리 일체형 터치패널(G1F)과 일반 터치패널(GFF)을 동시에 공급할 예정이다.

애플에 대항하는 차별화 요소의 하나로 터치스크린 기술을 들고 나온 것이다. 멜파스는 삼성전자에 터치패널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TO필름을 아예 없애는 방식도 나오고 있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관계자는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의 경우 AM OLED 자체가 터치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갤럭시S와 갤럭시S2에 이 방식이 적용됐다.

박광범 연구원은 디스플레서치, 디스플레이뱅크의 자료를 인용해 “터치패널은 2007년까지만 해도 전세계 1억개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만 5억개(29억달러규모)에 달했고, 2년 뒤에는 10억개(88억달러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시리즈에 탑재되는 터치패널은 주로 대만 TPK·윈텍 등의 제조사가 공급 중이다. 이들 기업의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TPK는 전년동기대비 약 네 배 증가(392%)한 9천444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윈텍은 7천919억원 매출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약 두배(182%)로 매출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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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 일반 터치패널 방식과 차세대 방식 간에 가격차이가 없거나 G1F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방식은 수율도 기존 터치패널 제조방식보다 떨어져 앞으로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광범 연구원에 따르면 ITO필름을 없애는 방식은 수율향상이 관건이고, ITO대체용으로 사용되는 나노소재는 이미 7년~8년전부터 투명소재로 개발해 온 만큼 향후 1년~2년 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