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하드웨어 사업 위해 'SAP 끌어안기'

일반입력 :2011/07/11 10:16

SAP 플랫폼 '넷위버' 7 버전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 장비인 '엑사데이터'에서 안정적으로 돌아간다는 인증을 받았다. 오라클이 하드웨어 판매를 촉진키 위해 소프트웨어 부문 경쟁사까지 끌어안는 모양새다.

미국 지디넷 등 외신들은 지난 8일 오라클이 자사 DB머신에서 SAP 솔루션 사용에 대해 인증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엑사데이터에 탑재된 오라클DB 11g R2 버전과 맞물린다.

넷위버 7 버전대 플랫폼은 SAP 핵심 기술인 전사적 자원 관리(ERP)와 데이터웨어하우징(DW) 기술인 '비즈니스 웨어하우스' 등을 포함한다. 다시 말해 오라클 인증은 기업들이 SAP ERP와 분석 솔루션을 엑사데이터 안에서 안심하고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오라클이 경쟁사인 SAP 기술을 자사 하드웨어에서 인증한 것은 '의외'로 여겨질 수 있다. 양사는 ERP와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나 DW 등 분석 솔루션 영역을 두고 자리 싸움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지디넷 블로거 래리 디그넌은 오라클은 엑사데이터 제품군을 '서버 통합 도구'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엑사데이터 기반 SAP 애플리케이션 인증은 눈길을 끄는 소식이라고 평했다.

우선 오라클은 지난 2009년 썬을 인수해 확보한 하드웨어에 자사 DB를 얹어 팔면서 '오라클 ERP와 분석 기능까지 통합시키면 성능과 비용대비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ERP와 BI 시장에 잔뼈가 굵은 SAP도 최근 '고성능 분석 어플라이언스(HANA)' 소프트웨어를 출시해 빅데이터 분석 요구에 대응하는 등 공세를 더했다. IBM, HP, 델, 인텔, 후지쯔, 시스코, 레노보 등이 SAP HANA 플랫폼을 위한 하드웨어 협력사다.

그러나 디그넌은 양사가 기업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긴 하지만 SAP 소프트웨어와 오라클 DB는 종종 기업시장에서 널리 채택된 조합이라며 만일 (오라클이) 엑사데이터가 널리 채택되게 하려면 (이미 기업 시장에 많이 깔린) SAP 제품에 대한 인증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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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HP나 IBM 하드웨어에 자사 DB와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기업을 겨냥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묶어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 6월말 공개한 2011년 회계 4분기 실적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온 하드웨어 사업이 주춤해 마냥 웃을 수 없었다.

당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엑사데이터가 1천 클러스터이상 공급돼 운영중이며, 내년까지 3천 클러스터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AP 인증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