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주인, SKT와 STX 경쟁력 비교

일반입력 :2011/07/08 17:22    수정: 2011/07/09 07:53

송주영 기자

복병은 없었다. SK, STX. 재계 3위, 12위 그룹이 하이닉스를 두고 경합을 벌이게 됐다. 8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일까지 SK텔레콤, STX 양사만이 접수를 마쳤다.

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6조원 규모 대기업으로 하이닉스 인수에 따라 재계 순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하이닉스 인수는 재계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하이닉스는 든든한 수출 효자종목인 반도체를 책임지는 업체이기도 하다. 초대형 M&A 건이라는 것과는 별도로 하이닉스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반도체 한국’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

■SK, 하이닉스 통해 글로벌 기업 꿈꾼다

이번 인수전에 SK그룹은 SK텔레콤이 대표 주자로 나선다. SK텔레콤은 현대중공업에 가려 있었지만 오랫동안 하이닉스에 눈독 들였다는 후문이다.

인수전에 나선 것은 SK텔레콤이지만 실상은 SK그룹이 나선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최태원 회장 의지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보다는 그룹사가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하이닉스 인수는 SK 글로벌 사업 의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고 분석했다.

SK그룹은 내수시장 강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삼성, LG그룹이 전자부문에서 휴대폰, 가전 등을 수출하며 글로벌 업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것과는 달랐다. 이를 떼어내기 위해 하이닉스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을 갖췄다.

하이닉스는 세게 반도체 시장 D램 2위, 낸드플래시 3, 4위를 다투는 업체다. 12조원에 달하는 연 매출 대부분이 해외 고객사에서 나온다. 하이닉스는 미국, 유럽, 중국 등 각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한다.

정유, 통신 산업 성장률이 낮아져 신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수에 나선 이유다. SK텔레콤은 이날 인수 이유로 ICT 사업 다각화를 들었다. 통신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계획했다.

SKT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은 치열한 이동통신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 확산과 더불어 지속적인 성장세가 전망된다”며 “이를 통한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SK그룹, 반도체 관련 IT 계열사 다수 보유

STX도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주로 조선해양 분야에 주력해온 STX는 주력사업 경기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조선해양 경기 하락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STX는 자금력에서 인수 여력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됐다. STX는 중동 국부펀드와 함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는 시너지 측면에서는 의문을 표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SK텔레콤, STX 모두 전자산업 경험이 없어 실상 반도체 부문에서는 시너지를 낼만한 계열사는 없다는 평가다.

그나마 SK텔레콤은 IT업계라는 공통점은 갖고 있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 C&C 등 유무선 통신, IT서비스까지 IT 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태블릿, 스마트폰 등 낸드플래시 이머징 마켓에 대한 경험이 있어 반도체 유관산업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STX에 비해서는 앞선다는 평가다.

자금력도 문제다. SK텔레콤은 1분기말 1조5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한 반면 STX는 차입금 비중이 크다는 점에 대해서도 시장의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는 한해 2조~3조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자금력에 대한 부문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평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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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기관인 외환은행 등 주식관리협의회는 국가 핵심 산업에 대한 M&A인 점을 감안하여 매각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승자의 저주를 방지하기 위하여 자금조달 능력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식관리협의회는 공동매각자문사 5개사와 법률자문사, 회계자문사가 참여하여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2곳에 대한 입찰 참여 적격성 여부를 검증하고, 8월말 본입찰을 실시한 후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