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GPU가속 투입…최고속 브라우저?

일반입력 :2011/07/04 10:55    수정: 2011/07/04 15:08

오페라 브라우저는 올해 안에 복잡한 그래픽을 더 빠르게 표현해주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 가속' 기능을 선보일 전망이다. 최근 인터넷 익스플로러(IE), 파이어폭스, 크롬이 버전 업그레이드를 통해 GPU 가속을 앞다퉈 구현하면서 3강 구도로 수렴했던 브라우저 속도전이 새국면을 맞을 것으로 주목된다.

지난 1일 이윤규 오페라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은 연내 오페라 브라우저에 GPU 가속 기능을 선보일 로드맵(개발 계획)이 있다며 개발상 차질로 늦은 게 아니라 실행에 옮길 시기를 조율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시기나 해당되는 브라우저 버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데스크톱용 최신판은 오페라 11.50 버전이다.

이 지사장은 함께 탑재할 계획인 웹기반 3D 그래픽 기능을 위해 오픈소스 표준화 단체 '크로노스그룹'과 조율하고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로 GPU 가속을 구현하는 작업이 늦어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오페라 GPU 가속 '이제나 저제나'

원래 이 회사는 오페라 11 버전에서 GPU 가속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10월 라스 에릭 볼스타드 오페라소프트웨어 코어테크놀로지 부사장이 당시 준비중이던 오페라 11 정식판에 이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던 것이다.

그로부터 2개월 뒤인 지난해말 오페라 11 버전이 등장했지만 GPU 가속을 탑재한다는 계획은 실행되지 않았다. 다만 회사는 차기 버전에서 GPU 가속 기능과 '웹GL(WebGL)'이라는 웹기반 3D 그래픽 기능을 함께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 엔지니어인 팀 요한슨이 지난 2월말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당시 테스트용으로 나온) 윈도용 오페라 11.50 프리뷰 빌드부터 GPU 가속과 웹GL을 실험적으로 지원한다며 우리는 남은 버그를 고치고 코드를 최적화해 후속 시험판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최신 버전이었던 오페라 11.10에는 GPU 가속이 빠져 있었다. 또 프리뷰 빌드는 불안정한 버전이라 GPU 가속 기능이 웹표준 2D 이미지 '스케일러블 벡터 그래픽(SVG)'를 표시할 때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또 사용자가 이를 체험하려면 오픈GL 2.x 버전대를 지원하는 그래픽카드와 드라이버를 쓰고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요한슨 엔지니어는 후속 버전에서는 (윈도 전용인) '다이렉트3D'를 통한 가속 기능을 추가해, 윈도XP 이후 운영체제(OS)와 매킨토시 OS X, 리눅스 등에서 (GPU 기반) 하드웨어 가속을 완전히 쓸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충분한 하드웨어(성능)가 지원된다면 최근 출시되는 커넥티드TV나 스마트폰도 지원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PU 가속 지원 브라우저 4파전?

브라우저가 지원하는 GPU 가속이란 웹상의 그래픽 처리를 GPU가 분담해 중앙 처리 장치(CPU)가 도맡았던 브라우저의 웹문서 표시 작업을 빠르게 해주는 기능이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 IE 9, 모질라 파이어폭스 4 버전 이후, 구글 크롬 7 버전 이후부터 지원돼 3사간 불꽃이 튀었다.

오페라는 스마트폰 등장 이전에 휴대폰 기반 모바일웹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풀브라우징 솔루션으로 인기였다. 현재도 개발도상국과 유럽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휴대폰과 함께 저사양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낮은 사양에서도 제법 빠르게 돌아가는' 브라우저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빠른 브라우저' 이미지는 지난 2007년 구글이 선보인 크롬에게 점차 옮아갔다.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를 짧게는 1개월 반, 길게는 2개월에 한 번씩 새 버전으로 내면서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이전까지 개발 간격이 아무리 짧아도 '분기'나 '반기' 업그레이드를 내놨던 경쟁사를 압도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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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선두였던 IE와 2위 주자 파이어폭스가 주로 피해를 봤지만, 데스크톱 브라우저 점유율이 한자리수에 머물러온 오페라에게도 크롬이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오페라에게 남은 강점은 신속한 웹표준 반영과 스피드연결, 탭브라우징 등을 먼저 지원하는 등 앞선 기능 혁신이다. GPU 가속과 웹3D 기술을 더해 MS, 모질라, 구글같은 브라우저 '빅3'와 맞서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