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빅3,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혈전

일반입력 :2011/06/29 08:38    수정: 2011/06/29 11:02

김효정 기자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IT서비스 '빅3'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경쟁력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에 돌입했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이 IT 업계의 핫이슈로 등장하면서, 기업대상(B2B) 전산실 아웃소싱 사업이 주수익원 중 하나인 IT서비스 업체들이 클라우드 인프라 마련에 시동을 걸고 있다.

IT서비스 업체의 아웃소싱 사업은 한 기업의 전산실을 대신 운영해 주는 개념이다. 즉 IT서비스 업체가 보유한 데이터센터에 고객사의 컴퓨터 시스템을 두고 운영과 유지보수를 대행해 주는 방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은 이러한 아웃소싱 사업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클라우드로 인해 더 이상 값비싼 장비를 구입하지 않고도 더욱 빠르고 효율적인 전산실 운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직 변화의 흐름이 거세지는 않지만, IT서비스 업계는 곧 다가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삼성SDS 수원센터, 삼성전자-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중

삼성SDS는 지난 2007년부터 사용량을 기반으로 비용을 청구하는 서비스로의 인프라(IaaS) 방식의 '유즈플렉스' 서비스를 삼성 그룹 내에 제공하며 클라우드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또 지난 5월 1일부터는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오피스'를 1만여명의 전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등 클라우드 분야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09년 10월 ICT 수원센터에 클라우드컴퓨팅센터를 오픈, 자사 클라우드 사업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수원센터는 1만2천평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로, 삼성SDS는 인프라 분야에만 매년 3천억원 전후의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ICT인프라본부에 1천20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중 클라우드컴퓨팅팀에 1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는 현재 수원센터에서 삼성전자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S클라우드(가칭)'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중 일부를 아마존 측과 함께 개발 중이다. 이뿐 아니라 유럽에 삼성그룹 지원을 목적으로 클라우드 센터를 준비 중이다.

■LG CNS, 국내 최대 규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키로

LG CNS도 28일 부산시와 국내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구축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부산시, 지식경제부와 함께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내 미음지구에 구축될 이 데이터센터는 1만1천700평의 부지에 연면적 4만평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1차 사업에서는 연면적 7천평, 수전전력 4만KVA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우선 구축하며, 이를 환산하면 서버 7만2천대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탄생하게 된다.

LG CNS의 부산데이터센터는 2012년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며, 일본 및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비롯한 국내외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재난복구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김대훈 LG CNS 사장은 LG CNS 부산데이터센터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업에 차별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SK C&C, 판교 복합 IT서비스 센터 건립 추진 중

SK C&C 또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을 준비 중이다. 현재 서울(보라매 데이터센터), 대전(대덕 데이터센터), 일산(일산 데이터센터)의 3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이 회사는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SK C&C는 경기도 판교 지역에 2천235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기능은 물론 연구개발과 교육이 가능한 복합 IT서비스 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판교에 구축될 IT서비스 센터는 향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IT서비스 빅3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IT서비스 시장에서 클라우드 활성화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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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서비스 업계는 주로 대기업 계열사로 그룹사 내의 매출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 기존의 매출을 잠식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소극적이라는 점 등 해결 과제가 많다.

한 외국계 IT기업의 고위 임원은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업계의 소극적 대응으로 활성화가 더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IT서비스 업체가 각 그룹사 위주로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발전시킨다면, 이로 인해 독특한 한국형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