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오픈마켓 개방, SKT가 발목?

일반입력 :2011/06/24 09:56    수정: 2011/06/24 13:46

전하나 기자

‘연다. 안 연다. 못 연다?’

오는 7월 국내 애플 앱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등에 게임 카테고리가 열릴지 여부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T발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오픈마켓 게임 자율심의를 골자로 한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내달 6일 공포된다. 그러나 업계에선 즉시 게임 카테고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법이 바뀐다고 사업자가 당장 자율심의를 이행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개정법은 사전등급분류가 적절치않은 게임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으로 사업자나 개인이 등급위원회와 협의해 자율심의를 할 수 있도록 근거만 제시한 것”이라며 “다시 말해 등급분류를 대신 누가 하라고 정한 것이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밝혔다.

현재 애플과 구글은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담론의 미성숙, 여성가족부에 대한 견제 등을 이유로 청소년이용불가 법정등급이 남는다는 점, 2년 유예된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규제가 산적한 탓이다. 폭력성, 선정성 외에도 사행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 수준이 높은 한국 사회에서 자율심의에 대한 책임을 떠안는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각에선 대표적 국내 이통사인 SKT가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동일한 자율심의 기준 등을 강도높게 요구하면서 해외 사업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SKT가 애플, 구글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게임위는 법개정 이전인 지난 3월 SKT, KT, LG 유플러스의 가입자 연령 자료를 활용해 사용자들이 연령별 등급을 직접 확인해 게임을 내려받도록 조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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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드로이드 마켓이 열릴 경우 티스토어 마켓 매출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SKT의 입김이 거세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티스토어는 올 1분기에 가입자 660만명, 누적다운로드수 2억건, 앱 등록수 87만건을 돌파하면서 전분기 대비 121%나 성장한 38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우리가 (애플, 구글 시장진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다만 자율심의라고 해도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 개발자의 혼선 방지, 무분별한 게임물 확산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어느 정도 균등한 규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