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키스커플’…감쪽같이 속았지?

일반입력 :2011/06/20 17:14    수정: 2011/06/20 17:42

이재구 기자

‘연출, 혹은 진짜?’

지난 16일(현지시간) 밴쿠버 폭동시 경찰이 밴쿠버 도심의 시위대 20미터 앞까지 왔을 때도 길거리에 누워 열정적 키스를 해 전세계적 화제가 된 커플에 대한 언론의 진실게임이 한창이다.

이른 바 '키스 커플'의 남자 측 아버지를 자청한 사람이 페이스북에 아들이 '허그데이(Hug Day)'연출을 했다고 쓴 데 이어 목격자인 사진작가 로라 트릴츠도 “그들이 충분히 도망갈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았다”는 증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씨넷도 18일(현지시간)그의 아버지의 직업과 페이스북의 담벼락 글을 근거로 이것이 의도된 ‘연출(set up)’이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사건의 전말은?

이날 폭동은 지난 15일(현지시간)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탠리컵 최종 7차 결승전에서 홈팀 밴쿠버 캐넉스가 보스턴 브루인스에게 0 대 4로 완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폭도로 변했고 진압경찰이 출동하면서 과열됐다. 이 와중에 한 쌍의 남녀가 폭동진압 경찰을 배경으로 길 한가운데 누워 키스하고 애무하고 있었다. 또는 적어도 그렇게 보였다.

그리고 마침 게티의 사진기자 리처드 램이 이를 찍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폭동속에서 키스하는 남녀로 알려지면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리처드 램이 속한 언론사에는 남녀의 신원을 캐묻는 전화 외에도, 이들이 왜 하필 수십대의 차량이 뒤집어지고 불타는 폭동 현장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었는지 궁금하다는 문의가 쇄도했다.

일단 토론토스타지는 17일 그 사진 속 화제의 여성이 캐나다의 알렉산드라 토머스, 남자친구는 호주에 사는 스콧 존스라는 청년이라고 최초로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세계 네티즌과 언론의 관심도 빗발친 가운데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한 진실 공방이 뜨거워졌다.

논란은 폭동 속에서 호주 퍼스에서 배우를 하고 있는 남자가 여자를 돌봐준 것이 경찰에게 맞은 여자친구를 안정시키려는 것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 반대로 이들이 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 조작된 키스연출을 했다는 두가지로 갈라진다.

■어떻게 의혹의 실마리가 잡혔나?

이같은 궁금증은 오래가지 않았다.

씨넷은 18일(현지시간) 이것이 연출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캐나다 빌리지 보이스라는 뉴스블로그 사이트도 조작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씨넷의 근거는 밴쿠버키스커플 당사자인 스콧 존스의 아버지가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 근거다.

보도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고의로 그런 것인가 아닌가 하는 점이라고 밝히면서 아버지의 이야기를 썼다. 그의 아버지는 전 날 발생한 자신의 아들의 행동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는 “이사람은 내아들이다. 전쟁을 하는 대신 저렇게 사랑을 하고 있다니!”라고 말했다.

씨넷에 따르면 뉴스가 한번 돌고 나서 그의 아버지 브렛 존스는 자신의 아들이 그런 행동을 한 것은 ‘허그데이(Hug Day)’를 위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다.

실제로 아버지의 페이스북담벼락에 “우리는 허그데이(Huf Day)틀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어디에 있든지 간에 당신은 그 날을 놀랍게(awesome)할 수 있다. 만일 당신이 당신의 도시에 이를 유치하고 싶다면 연락해서 알려주세요. 이메일 info@cre8.au로 연락해 차별화해보세요 ”라고 쓰고 있다. 이러한 의혹은 호주의 디에이지닷컴(theage.com.au)가 게재한 기사속의 지난해 10월 프랑스 남녀데모 사진을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이 신문은 지난 2010년 10월 21일 프랑스 시라크 정부가 긴축재정의 일환으로 정년을 60세에서 62세로 연장했을 때 이 비슷한 모습으로 데모하던 남녀의 사진을 싣고 밴쿠버키스남녀에 대한 조작논란에 불을 지폈다.

동영상, 그리고 아버지 페이스북에 나온 주소의 연관성이 가리키는 진실은?

하지만 정작 키스커플은 20일 캐나다 국영 방송 CBC에 출연햇다. 여자는, “놀랐고 이에 쓰러졌다”며 “당황해 하던 자신을 남자친구인 스콧 존스가 위로해 줬다”고 말했다.

스콧 존스는 “우리 모두 밴쿠버 경찰로부터 15일밤 구타당한 뒤 여자친구를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씨넷은 18일 이 사진이 작가 로베르 돠스노(Robert Doisneau)의 키스하는 파리의 연인 사진처럼 키스하는 사진의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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