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게임플랫폼, 네오위즈 ‘회심의 한 방’

[창간특집]④훨훨 나는 모바일, 설 땅이 필요하다

일반입력 :2011/06/09 14:49    수정: 2011/06/12 21:20

정윤희, 전하나 기자

[편집자주]소셜·모바일게임 열풍에 이어 차세대 게임플랫폼 왕좌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해외에서는 페이스북과 징가, 플레이피쉬 등의 상생 모델이 제시됐으나 국내에는 아직 이렇다 할 차세대 게임플랫폼이 없다.

눈에 띄게 적극적인 곳은 포털이다. 싸이월드 앱스토어를 필두로 네이버 소셜앱스, 다음 요즘 등이 차세대 게임플랫폼을 목표로 지향한다. 통신사, 제조사, 모바일게임사 등도 발빠르게 플랫폼 경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장이 형성되거나 모델이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이들이 이렇게 게임플랫폼에 집중하는 까닭이 무엇일까. 본지에서는 차세대 게임플랫폼의 매력, 향후 전망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본다.

①왜 게임플랫폼인가

②국내 플랫폼, 어디까지 와있나

③플랫폼 전쟁 개막, 승자는?

④훨훨 나는 모바일, 설 땅이 필요하다

⑤차세대 게임플랫폼, 성공이냐 카피캣이냐

차세대 게임플랫폼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뛰어들었다. 사명 그대로 인터넷 비즈니스의 ‘새로운 마법사’를 지향하는 네오위즈(NEOWIZ)가 또 한번 야심찬 도전을 계획했다. 이번에는 모바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다는 포부다.

차세대 게임플랫폼을 준비 중인 나호열 네오위즈인터넷 스마트플랫폼 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네오위즈는 언제나 사용자에게 최선인 환경을 위해 고민해왔습니다. 이는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 환경과는 또다른 모바일 아이덴티티를 생각하니 답은 플랫폼이었습니다.”

네오위즈는 그동안 인터넷이라는 견고한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움직여왔다. 인터넷 자동접속 프로그램인 원클릭에서 세이클럽 아바타, 게임포털 피망, 음악포털 벅스 등의 시도는 단순히 새바람에 머물지 않고 ‘성공신화’가 됐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인터넷은 너무나도 덩치 큰 거인이 돼버렸다. 이제 발디딜 틈도 내다보이지 않을 만큼 포화에 이르렀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때 소셜·모바일게임이라는 ‘기회의 땅’이 떠올랐다. 네오위즈가 이를 놓칠리 없다. 재도약을 위해 넥스트스텝을 준비한 네오위즈는 이 새로운 땅에 ‘피망플러스’라는 깃발을 가장 발빠르고도 자신있게 내리 꽂았다.

“피망플러스를 구상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였고, 프로토타입을 가지고 내부에서 리뷰를 마친 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프로덕션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개발은 모두 끝난 상황이고, 게임 콘텐츠를 플랫폼에 연동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에는 플랫폼이 탑재된 게임이 서너개 정도 나올 겁니다.”

■피망플러스, 계열사 ‘하모니’의 결과

피망플러스는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조만간 게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탑재해 본격 론칭될 예정이다. 네오위즈모바일이 모바일게임 콘텐츠로 개발하는 일을 하고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포털 피망의 인프라기술을 전수했다. 플랫폼 개발 총괄은 네오위즈인터넷이 나눠 맡았다.

“네오위즈인터넷, 네오위즈모바일, 네오위즈게임즈는 모두 각각의 회사인 만큼 저마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서로의 역할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아무리 계열사라도 마음이 꼭 맞을지 걱정하는 물음에는 이내 “C레벨 협의체가 비정기적이지만 유연하게 운영돼 호흡이 잘 맞는다”는 답이 돌아온다. 나성균 네오위즈 그룹장과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이기원 네오위즈인터넷 대표는 1971년생 동갑내기 친구로 네오위즈 창업 멤버다.

네오위즈가 차세대 게임플랫폼에 전사적으로 매달리는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모바일게임은 기존 게임과 라이프사이클이 다르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생명주기가 너무 짧다보니 더이상 단일 게임으로 승부를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만큼 리스크도 커졌고요. 사업자 입장에선 비즈니스의 영속성을 생각할 수밖에 없죠. 플랫폼은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인 셈입니다.”

■차세대 게임플랫폼 전쟁, 네오위즈의 한 방은?

그렇다면 ‘너도나도’ 개발 전쟁에 뛰어든 차세대 게임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네오위즈가 살아남기 위해 꺼내든 패는 뭘까.

“원클릭, 세이클럽, 피망, 벅스…. 그동안 네오위즈가 해오던 사업 모두가 사실상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피망플러스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긴 하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신사업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간의 노하우와 멤버십·결제·랭킹 등 축적된 기술을 집약한 완결된 서비스입니다.”

피망플러스는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향후 태블릿PC, 스마트TV 등을 기반으로 서비스 확장을 꾀할 예정이다. 또 게임 뿐 아니라 소셜 서비스, 음원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아우른다는 방침이다.

질 높은 콘텐츠를 수급하기 위한 계획도 세워뒀다. 네오위즈 투자 관련 계열사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와 사내 벤처투자 프로그램 네오플라이를 활용해 성장 가능성 높은 모바일게임사 등 중소 기업을 적극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서비스를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성, 가용성, 확장성을 초기 설계부터 고려한다는 것은 기본 중 기본입니다. 플랫폼 자체 프로덕션이나 운영과 더불어 콘텐츠 투자, 마케팅을 잘 결합해 단일한 서비스 구조를 갖춰나가는 것이 관건이죠. 지금 인큐베이션과 크로스 프로모션을 확대해나가는 단계에 있고,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피망플러스만의 경쟁력을 줄기차게 말하던 나 센터장은 마침내 쐐기를 박았다. 그는 “플랫폼이 1차적으로 붙는 게임 모두 충성도 높은 콘텐츠”라며 “초반 유저풀을 튼튼하고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중 하나가 출시 후 10주 연속 매출 1위,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탭소닉’이라는 설명이다.

관련기사

“이용자 정보를 불필요할 정도로 많이 필요로 하는 온라인환경과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모바일환경에서의 멤버십 서비스는 완전히 차원이 다릅니다. 우리는 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피망의 스토리, 브랜드, 가치를 공유하면서도 전혀 새로운 플랫폼을 선보일 것입니다.”

네오위즈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목표는 ‘연내 100여종 이상 앱 서비스, 1천만 가입자 유치, 국내 1위 해외 5위권 내 진입’이다. 아직까지 차세대 게임 플랫폼 강자가 없는 국내에서 네오위즈가 세이클럽, 벅스, 피망의 ‘성공신화’를 이을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눈길이 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