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클라우드의 ABC를 지켰을까

일반입력 :2011/06/01 09:29    수정: 2011/06/01 15:18

오는 6일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이클라우드(iCloud)'를 공개한다. 2년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판 클라우드 서비스가 드디어 등장하는 것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등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애플의 클라우드에 대한 불안한 시선도 존재한다. 그 규모만큼 얼마나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했을까에 대한 부분이다.

아이클라우드는 구입 콘텐츠를 애플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저장공간에 집어넣고, 필요할 때마다 접속해 이용하는 서비스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에 콘텐츠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용하는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 대상은 음악, 영화, TV쇼 등 폭넓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일 듯하다.

온라인 스트리밍과 무료 저장공간, 가입형 서비스 등을 결합한 형태다. 아이튠스 사용자들이 음악과 비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감상할 수 있는 '스토리지 라커' 개념이다. 모바일미, 아이튠스, 아이폰 등 세 요소들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밀접하게 결합되면서 하나의 큰 체제를 형성한다.

문제는 아이클라우드가 애플에서 시도하는 거의 첫번째 가입형 서비스 모델이란 점이다. 모바일미는 메일계정·캘린더 등을 동기화하는 수준에 불과해 규모면에서 아이클라우드와 비교불가능하다.

아이클라우드는 애플을 떠나 전세계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다. 수억명의 잠재적 이용자가 24시간 내내 애플 데이터센터에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구글과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대규모의 사용자가 리얼타임으로 동시접속하는 경우는 드물다.

인프라 구조를 세밀하게 고도화하지 않는다면 실시간 스트리밍이 아니라, 실시간 버퍼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미국 지디넷의 래리 디그넌 편집장은 이런 관점에서 31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위해 준비해야 할 조건들을 제시했다.

애플은 사실 엄밀한 의미의 클라우드 컴퓨팅 회사는 아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외부이용자가 기업 중앙 데이터센터에 접속해 IT자원을 활용하는 것인데, 애플은 전통적으로 이같은 서비스를 대규모로 해본 경험이 전무하다.

■가동시간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얼마나 대규모로 이뤄질 지는 예측불가다. 동시 접속자가 0일수도, 수천만명일 수도 있다.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애플의 데이터센터는 언제나 엄청난 사용자 접속을 소화하며 가열될 것이란 사실이다.

애플은 대규모 사용자의 접속에 가동시간을 유지해야 한다. 이는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 기본적인 전제면서, 동시에 애플이 추구해온 사용자경험(UX)을 유지하는 필수요소다.

■투명성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대시보드란 페이지를 자사 싸이트에 열어 항상 서비스 수준을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이용자가 자신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품질이 어느정도로 유지되는지 알게 해주는 척도다. 서비스 신뢰도를 담보하는 부분에 해당한다.

아마존뿐 아니라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는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과연, 애플이 대시보드를 제공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동안 애플이 취해온 비밀주의를 떠올린다면,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생각해보면 앱스토어가 다운됐을 때 한번이라도 서비스 중단에 대한 애플의 공지가 있었거나, 잘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애플에게 정보형태로 제공받은 경우는 없었다.

■완성도

클라우드 서비스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밀접한 통합이 필수적이다. 애플의 서비스를 위해 서버와 스토리지를 사고, 아이튠스와 모바일미를 위한 운영SW를 설치하기만 하면 서비스가 제대로 돌아갈 것이란 생각은 완벽한 오산이다.

이는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며, 오픈소스 SW를 사용할수록, 규모가 커질수록 하드웨어와 SW의 통합에서 완성도는 민감한 문제다.

■여유분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엄청난 규모의 IT자원 용량을 요구한다. 사용자들의 콘텐츠가 노스캐롤라이나의 데이터센터에 집중되고, 그 양은 갈수록 늘어난다.

피크타임에 시스템 과부하로 다운되는 상황, 또 시스템 이전이나, 파일 백업 과정에서 필요한 대체시스템(페일오버) 운영계획이 반드시 요구된다.

공개된 바가 전혀 없기에 애플의 클라우드 설계가 피크 타임에 대비하는 측면에서 얼마나 사전에 면밀한 계획을 세웠을지 관건이다.

관련기사

클라우드 서비스로서 오랜 경험을 쌓았고, 훌륭한 기술수준을 갖고 있다는 아마존과 구글도 수시로 서비스 다운을 겪는다. 최근엔 데이터센터 전체가 한꺼번에 다운돼 수시간 이상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이같은 4가지 조건을 스티브 잡스가 기조연설에서 언급할 가능성은 없다. 너무나 지루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클라우드의 성공은 이 4가지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