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소프트뱅크, 클라우드 정벌 ‘도원결의'

일반입력 :2011/05/30 13:12    수정: 2011/05/30 16:12

김태정 기자

<도쿄=김태정 기자>KT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클라우드 컴퓨팅 동맹을 맺었다. 미국과 유럽 강자들에 맞서 아시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패권을 틀어쥐는 것이 목표다.

아마존과 고그리드 등 시장 지분 독식을 노리는 공룡들을 겨냥한 맞불 작전이라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더 주목된다.

이석채 KT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30일 일본 도쿄 베르사르 시오도메서 간담회를 열고, 클라우드 컴퓨팅 합작사 및 750억원 규모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경남 김해에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한일 양국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내친김에 글로벌 영향력도 함께 키운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해 데이터센터 750억 투자

우선, KT와 소프트뱅크는 데이터센터 구축부터 향후 서비스 제공까지 기술 부분을 담당할 합작사(가칭 KTSB데이터서비시즈)를 오는 9월께 설립할 예정이다. 지분은 KT가 51%, 소프트뱅크는 49%로 나눴다.

전용 데이터센터는 일본에서 가깝고 한일 해저 광케이블의 시작점인 부산 인근(김해공항에서 20Km 이내)에 3만평 규모로 10월까지 구축하며, 이전까지는 KT 목동 데이터센터를 활용한다. 김해 데이터센터는 1차로 270억원을 투자해 올해 10월까지 6,000Kw(서버 1만대 수준) 규모로 만든 후, 내년 상반기 중 480억원을 더 들여 20,000Kw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한일 간 네트워크도 10G급의 대용량 전용라인을 운영할 계획이며, 서비스 활성화에 따라 지속적인 확장 가능성도 열어뒀다.

본격 서비스 개시는 신규 데이터센터가 안정화 된 2012년 상반기로 예고했다. 각종 재해로부터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고, 서버관리를 위탁받는 것이 초기 서비스 내용이다.

■“아시아 탑 자신, 아마존 안 무섭다”

이번 동맹으로 두 회사는 아시아 클라우드 컴퓨팅 중심에 서겠다는 계획이다. 2,000Km 반경 범위 내의 15억 인구가 모두 공략 대상이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아시아 공략에 나선 아마존에 대한 방어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결정적 승부수로는 기존 데이터센터 서버 집적도 50배 이상 향상, 대비 삼성전자 그린 메모리 탑재로 소비 전력 70% 절감 등을 내세웠다.

KT는 오는 2015년까지 서버관리 부분 1천억원, 데스크탑 가상화 등 개인용 클라우드 컴퓨팅 5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잡았다. 재해복구 서비스 등 연계사업까지 고려하면 매출 규모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이석채 회장은 “IT가 내수산업이라는 통념을 깨고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이를 발전시켜 한국을 글로벌 데이터센터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정의 회장은 “지진과 해일의 여파로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세여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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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컴퓨팅?

고객들이 PC가 아닌 사업자의 데이터센터에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를 저장, 필요할 때 온라인으로 쓰는 서비스다. 웹 접속만으로 포토샵과 오피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작업과 저장이 가능하다. ‘대용량 콘텐츠 저장’과 ‘빠른 전송’ 등의 역량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