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아이폰 공장…자살 이어 폭발까지

일반입력 :2011/05/21 15:12    수정: 2011/05/22 09:40

김태정 기자

‘월급 16만원, 점심시간 외 하루 10분 휴식, 자살하지 않겠다는 서약, 월 98시간 추가 근무, 집단 자살...’

애플 아이폰의 최대 생산지인 중국 팍스콘 공장에 붙은 꼬리표다. 이제는 ‘폭발 사고로 인한 근로자 사망’까지 추가됐다.

지난 20일 오후 7시15분쯤 중국 청두 팍스콘 공장 A5 생산라인(아이패드2 담당)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 현재까지 사망자 2명과 부상자 16명이 확인됐다. 부상자 가운데 3명은 중태다.

3층 공장 벽이 흔들이며 금이 갔고, 유독성 물질로 추정되는 연기가 공장에 자욱하지만 구체적인 피해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원인은 아직 불명. 제품 광택처리 과정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고의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유야 어쨌든 팍스콘은 곤경에 처했다. 관리 미흡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지난해 자살 사건과 맞물려 구설수가 더 커졌다.

지난해 팍스콘 공장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한 이들은 무려 15명이며 12명이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일부는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을 시도했고, 상황을 생중계하는 트위터 메시지들이 넘쳐났다.

자살 이유는 대부분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애플도 지난해 이 부분을 조사했지만 원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최근 다국적기업 연구센터(CRMC)와 ‘불량기업에 맞서는 학생들과 학자들(SACOM)’ 등 NGO(비정부기구)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팍스콘 근로자들은 ▲스파르타식 기숙사(헤어드라이기를 썼다고 반성문을 내야했다)에 살며 ▲아이패드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13일 중 하루씩만 쉬었고 ▲실적이 나쁘면 동료들 앞에서 공개 망신을 당했다.

이는 극히 일부분일 뿐 자살 사건이 터지자 공장 임원들은 직원들에게 ‘자살하지 않겠다’라는 성명을 강제로 받았고, 월 98시간 초과근무라는 살인적 일정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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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계적인 아이폰-아이패드 인기 뒤에는 물량 적시 공급을 위한 중국 공장들의 비윤리적 행태가 있었던 것이다. 이번 폭발 사고 역시 고의 여부를 떠나 열악한 근무 환경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측은 “공급업체들이 최고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충족시키도록 노력 중”이라며 “엄격한 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