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윤송이-김택헌 전면에 나선 까닭은?

일반입력 :2011/05/18 09:40    수정: 2011/05/18 10:59

전하나 기자

엔씨소프트의 '가족 경영'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김택진 대표의 부인인 윤송이 부사장이 엔씨소프트 글로벌 판권 계약을 위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동생인 김택헌 전무가 게임 이용자와의 대외적인 만남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17일 엔씨소프트는 보도자료를 내고 리니지2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소원을 말해봐~ Mr. K가 쏜다'라는 슬로건의 연중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이벤트는 Mr. K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김택헌 전무(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장)이 고객들을 직접 만나 소원을 들어준다는 내용이다.

엔씨소프트측은 이벤트 기획 취지에 대해 김 전무가 지난 3월 열린 '2011 하이파이브 파티' 현장에서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에 즉각 응대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이용자들의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약속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행사에서 김 전무는 원래 계획대로 준비돼 있던 것 이상으로 상품을 나눠주면서 혈맹 모임을 하고 싶다는 이용자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개인카드를 건네고, 행사에 참여한 이용자의 프로포즈를 돕기 위해 목걸이를 선물하는 등 파격적인 행동으로 이목을 샀다.

김 전무는 엔씨재팬 대표를 역임한 바 있으며 최근 JYP, iHQ와의 콘텐츠 업무 협약을 맺는 등 사업 부문에 있어 특유의 기량을 한껏 발휘해오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김 전무가 강인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라는 소문이 자자해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형과 다른 리더십을 풍긴다고 말한다.

한편 윤송이 부사장은 지난 16일 중국 텐센트와 '블레이드&소울' 서비스 계약 체결 조인식에 참가했다. 블레이드&소울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아이온의 뒤를 잇는 성공신화를 위해 선보이는 대작 게임이다.

주목할 점은 윤 부사장의 이번 중국 방문이 지난 2007년 김택진 대표와의 결혼 이후 보인 첫 공식 행보라는 것이다. 윤 부사장은 지난 3월 창원시에서 진행된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창단 발표 간담회에도 김 대표와 함께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었으나 갑작스레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MIT대학 박사 출신인 윤송이 부사장은 28세의 나이에 SKT 임원으로 발탁돼 '천재소녀'라는 별명을 얻었던 인물이다. 지난 2007년 김택진 대표와 비공개 결혼을 했으며, 현재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하고 있다.

이같이 윤송이 부사장이 전면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엔씨의 해외 매출 부진을 꼽는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는 그동안 국내에 비해 해외에서 뚜렷한 승부를 보지 못해왔다. 최근 엔씨 간판게임인 '리니지'의 북미 서비스까지 종료되면서 해외 매출 수익원 발굴이 절실한 상황. 때문에 블레이드&소울의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 윤 부사장이 직접 지원사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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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윤송이 부사장과 김택헌 전무가 각각의 포지션에서 엔씨소프트의 수익 다변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김택진 대표에게 힘을 보태는 형국이다며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가족경영이 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국제회계기준(K-IFRS)으로 올 1분기 매출 1천555억원, 영업이익 407억원, 당기순이익 345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3천500여명이 일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