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쿠폰 늑장 대응에 소비자 '분통'

일반입력 :2011/05/17 11:20    수정: 2011/05/17 14:20

이설영 기자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가 판매한 상품이 한달 가까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해당 상품은 위메프가 지난 달 18~19일 판매한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 이용권이다. 당시 위메프는 토니모리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1만원권 이용권을 6천원에 판매하면서 소위 대박을 쳤다.

최소 5천명이 모여야 할인이 적용되는 이 상품에는 18일에만 무려 8만3천145명이 몰렸다. 대박이 나자 위메프 측은 하루 연장해 19일에도 판매, 첫날보다 더 많은 9만9천529명을 모았다.

그러나 구매 후 해당 쿠폰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위메프와 토니모리 측의 일처리가 매끄럽지 않게 되면서 다수 구매자들은 원하는 때에 제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어렵게 적립금을 받은 구매자들도 배송이 늦어지며 2차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위메프 측과 토니모리 측은 뒤늦게 구매자들에게 사과공지를 했지만, 이미 생긴 불신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송 시기는 '글쎄', 환불은 무조건 20일까지

위메프 측은 당초 온오프라인 쿠폰을 20일 일괄 발송한다고 했지만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오프라인 쿠폰을 구매한 이용자들의 경우 휴대폰으로 쿠폰번호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아 매장에서 제시 후 사용하는 방식이었으나 문자메시지의 발송이 늦어지면서 수많은 항의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후 위메프 측은 쿠폰발송 시점 연기 공지를 했지만 이미 화가 난 구매자들의 불만은 잠재우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위메프 측은 당시 환불 기간을 4월20일까지로 제한해놨다.

특히 온라인 이용권은 문제가 더 심각했다. 온라인 이용권을 구매하면 쿠폰별로 특정번호가 부여되는데 이를 토니모리 온라인몰에 등록신청한 후, 토니모리 측에서 적립금으로 전환해주면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토니모리 측의 업무처리속도가 지연되면서 벌써 2주전에 처리됐어야 할 적립금을 최근까지도 받지 못했다는 이용자들의 불만글이 고객센터에 속출했다. 뿐만 아니라 쿠폰 구매자들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번에는 배송이 늦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한 이용자는 1대1문의에 적립금 신청글을 올리려고 하면 오류가 나고, 고객상담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삭제가 된다면서 삭제처리는 하면서 적립할 인력은 없나보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이용자는 또 배송 늦는다는 글들을 보니 적립됐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이런 서비스로 무슨 장사를 한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구매자가 토니모리 온라인 쇼핑몰에 적립요청글을 남기면 토니모리 측에서 48시간 내 적립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이 과정에서 처리가 지연돼 고객불만이 증가했다면서 현재 환불요청, 오프라인 티켓 변경 요청 사항 등을 처리 중에 있으며 이후 제품배송 등 문제가 발생해 지속적으로 처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소비자들에게 최대한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준비 부족이 낳은 예고된 '차질'

보통 소셜커머스 사이트들은 특정 지역서비스를 주로 판매한다. 따라서 몇만명 대가 몰리는 대형 거래의 건수는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다. 그러나 전국에서 많은 구매자들이 몰리게 마련인 서비스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경우 자칫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는 토니모리 측이지만 이를 중간에서 대행한 위메프 측에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최근 공정위는 그동안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상 지위가 불명확했던 소셜커머스사업자들을 '통신판매업자'로 명확히 했다. 기본적으로 특정 서비스를 소셜커머스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한 이상, 그 서비스가 제대로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지 점검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소셜커머스사업자들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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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 업계와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이런 대규모 서비스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놓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 매출만을 보고 판매를 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구매자들이 이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시간낭비는 어떻게 보상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말 소셜커머스 이용자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이용실태 및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피해 발생시 소셜커머스 업체에 직접 문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절반 이상이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