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치 재단, 자바 안 떠났다"…JCP 의장

일반입력 :2011/05/10 10:00    수정: 2011/05/10 12:05

자바 공식 표준을 만드는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JCP)의 수장이 지난해말부터 갈등을 빚어온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SF)과의 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ASF는 알려진 것과 달리 오픈 자바 개발 키트(JDK) 프로젝트에서 아주 손을 뗀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더 활발히 참여할 것이라고 한다.

패트릭 커랜 JCP 집행위원회(EC) 의장은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한국오라클 사무실에서 이같이 밝히고, 향후 자바 기술과 커뮤니티 발전방향에 대해 계획을 소개했다. 현업 개발자가 아니면 잘 모를 수 있는 자바 커뮤니티 조직과 역할도 설명했다.

JCP EC는 커뮤니티 안에서 자바 규격 요청서(JSR)라는 문서 내용을 검토하고 승인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커랜 의장은 매월 컨퍼런스콜을 진행하며 1년에 3번 정도는 직접 모인다며 이달초 한국 회원사 SK텔레콤이 주최하고 삼성전자도 참여하는 형태로 열린 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JSR은 자바 관련 표준을 제정하기 위해 커뮤니티 회원 누구나 제안할 수 있는 규격 문서다. 특정한 자바 기술이 어느 플랫폼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정의하는 내용을 담는다. 이를 개발하는 업무는 '스펙 리드'라는 전문가가 주도한다. 각 스펙 리드를 지원하기 위해 규격마다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엑스퍼트 그룹'이 형성된다.

커랜 의장은 JSR 프로젝트는 정의된 JSR 규격 자체, 레퍼런스 구현체(RI), 규격 테스트를 위한 기술 호환성 키트(TCK), 이렇게 3가지 결과물을 갖춰야 한다며 이들은 상호 의존적으로 개발되며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서로 발전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날 그는 오픈JDK 프로젝트 참여 주체와 차세대 자바 기업용 에디션(EE)에 대한 언급에 이어 최근 강조되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기회가 늘었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다소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는 개발자 커뮤니티 발전을 약속하는 한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회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커랜 의장과의 1문 1답이다.

-아파치 재단은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 뒤 오픈JDK에서 손 떼기로 선언하지 않았나? 앞으로 어떻게 되는건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주요 회원사는 어디인지 궁금하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주요 회원사는 레드햇과 IBM이다.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은, ASF가 빠진다고 선언한 영역은 실제 '개발' 영역에 한해서란 점이다. 스펙 구현 쪽에는 계속 꾸준히 참여할 예정이다. 더불어 아파치는 항상 스탠더드 에디션(SE)보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EE)쪽에서 더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리고 아파치와의 갈등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썬과 아파치 갈등에서 비롯했다. 오라클 인수로 갑자기 생긴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염두해달라는 것이다. ASF가 떠나기로 결정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난해말 커뮤니티 내부에서 조율하지 못해 상황이 나빠졌다.

(ASF의 오픈소스 자바 구현체 '하모니'는 자바SE 구현체. 라이선스상 자바 모바일 버전 기능을 구현할 수 없음. 이는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기 전부터 ASF와 썬이 갈등해온 부분. 이에 ASF는 지난해말 자바 SE와 EE 최고위원회를 사임하기로 결정.)

-오라클이 구글에 소송을 걸었다. 안드로이드의 가상 머신(VM) '달빅'이 오라클의 자바 모바일 에디션(ME)에 포함된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아파치 '하모니'를 기반하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오라클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나

그건 답할 수 없다. JCP EC 의장 위치는 법률적인 문제에는 대답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모바일기기가 늘어나는데 다른 언어 기반 기술이 많다. 자바는 일반 휴대폰(피처폰)에 많이 쓰여왔는데 구글과 소송전하기 전부터 자바ME는 발전이 좀 뒤쳐진 듯 보인다. 모바일 분야에서 자바 비즈니스 전략은

이번에 참석한 회의에서도 ME 버전을 최신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모았다. 추후 발표될 자바ME는 자바SE만큼 기능을 혁신시켜야 한다는 관점에 합의했다.

최신 언어 버전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여러 개선사항도 소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JSR은 아직 제출되지 않았는데 올해 안에는 자바ME에 관한 진척사항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자바ME 관련 JSR은 SE나 EE보다 늦게 개발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차기 자바EE 버전은 클라우드를 겨냥한 요소기술을 대거 지원한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된다는 건가

나도 기술적인 전문가는 아니라 구체적으로 대답하긴 어렵다. 얘기할수있는 부분은 자바EE 아키텍트들이 클라우드 중요성을 인식해, 그부분을 포함시켜야 되겠다는 전제하에 업무를 진행중이란 것이다.

어떤 기제를 통해 이뤄지는가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현재 자바EE아키텍트들은 데이터센터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클라우드에서도 돌릴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인프라들이 클라우드화하면서 세일즈포스닷컴이나 가상화 플랫폼들도 자바 언어 이외의 환경에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하는 추세다. 자바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 보진 않나

괜찮다. 예전부터 업계는 기업 환경에서 다양한 언어를 사용해온 만큼 당연히 새로운 환경에서 자바를 쓰지 않기도 한다. 그리고 (가상화같은) 동적 인프라 환경에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려면 가상머신(VM)을 필요로 하는데 그 VM이 자바 기반이다.

우리는 차기SE 버전을 개발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로, VM에서 더 많은 언어가 쉽고 효율적으로 빠르게 구현되게 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초 자바 스탠더드에디션(SE) 7 버전이나 기업용(EE) 7 버전 스펙이 공개됐다. 덕분에 개발자 관심과 기대를 높였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개발자들은 새로운 것을 원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앞서 ASF와 관련한 질문도 해줬지만, 그와 관련된 여러 상황 때문에 자바 개발이 답보 상태였던 게 사실이다. 오랫동안 자바 기술이 새로운 점을 보여주지 못해 개발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줄었들고 있었다. 작년말부터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서 이들의 열정에 불을 당겼다고 본다.

-제임스고슬링이 '떠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개발자 커뮤니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을 텐데

개발자 커뮤니티에 악영향이 없었다고는 못 한다. 그러나 이를 만회하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일례로 '자바 챔피언'이라 불리는 커뮤니티계 리더들과 만나며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자바 챔피언은 자바 기술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주도할 식견과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들은 개별개발자, 컨설턴트 등 일반 개인인 경우가 많다. 제임스고슬링은 사실상 최고의 챔피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도 여러 컨퍼런스에서 개발자들과 활발히 대화한다.

또 JCP에서 EC에 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거를 진행중이다. 미국 금융사 골드만삭스와 브라질 자바 사용자 그룹 '수자바(SouJava)'다. 오라클은 JCP에서 처음으로 사용자 그룹을 EC 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개발자들과 관계를 강화해 나갈 의도로 진행한것이다.

덕분에 커뮤니티와의 관계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자바개발자들과 함께 토론을 거쳐서 JCP 조직프로세스도 개혁하고 있다. 이것도 JSR 기반으로 진행된다. 단기 목표로 6개월이내 변화를 추진하는 'JCP.next JSR1'과 1년이상에서 1년반가량 진행될 프로세스 개선을 다룬 'JCP.next JSR2' 이렇게 2건으로 신청됐다.

-어떤 개발자들은 썬이 오라클에 인수된 뒤 자바를 내려받으러 웹사이트에 들르면, 자바 커피잔 로고대신 오라클 로고 나와서 삭막하다고 했다. 자바 브랜드아이덴티티를 공식적로 바꿨나?

처음 듣는 얘기다. 커피잔 브랜드를 계속 썼다. 자바 호환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계속 활용할 것이다. 자바 구현체에 포함된 '커피잔'이 상징하는 바는 JCP가 수행하는 여러 테스트를 거치고 검증된 기술이란 뜻이다. 이는 JCP 운영원리의 핵심에 자리잡은 자바 호환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한국에서 열린 이번 회의와 관련해, 국내 시장이나 자바 커뮤니티 관련 현황과 발전 방향을 얘기해 달라

JCP에 참여하는 한국 회원사가 21곳이다. 엑스퍼트 그룹에서 활동하는 전문가가 78명 있다. JSR를 제출하고 진두지휘하는 과정에서도 5건은 한국기업에 의해 제시됐거나 진행을 마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SK텔레콤, LG전자가 활발하게 JSR 프로세스에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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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JCP에는 1천개 이상 회원사가 있고 더불어 자바를 사용하는 가전 제품 시장에서 한국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 JCP에 한국이 참여하는 수준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는 이번에 한국에서 회의를 개최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 개발자와 회원사들의 활발한 참여를 독려하고 유도할 목적이다. 또 JCP 차원에서 한국 사용자들과 개발자, 한국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하고 JCP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