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제임스 고슬링에게…"행운을 빈다"

일반입력 :2011/05/06 22:03

제임스 고슬링이 최근 구글에 자리를 잡았다고 들었어요. 앞으로 행운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고슬링이 오라클에서 '나갔다'거나 '떠났다'고 표현하는데 당시 고용주는 오라클이 아니었어요. 적절한 표현이 아닙니다.

도날드 도이치 오라클 표준화 전략 및 아키텍처 총괄 부사장이 지난 4일 자바 언어를 창시한 개발자 제임스 고슬링의 입사를 축하하며 앞날의 행운을 빌었다. 업계에서 회자되는 것과 달리 '떠난' 게 아니라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행보에 관심을 쏟는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가 더 이상 들썩이지 않도록 진정시키려는 노력이다.

고슬링은 지난 3월말께 구글에 입사했다. 오라클 퇴사 시점은 약 1년 전인 지난해 4월이다. 그는 오라클에서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었다. 오라클에 인수되기 전 썬에서는 제품 그룹 CTO로 활동해왔다.

일각에서는 그의 오라클 퇴사를 두고 '썬을 인수한 오라클이 자바 개발과 운영에 폐쇄적으로 몰아갈 것'이란 예상을 강화하는 상징적 사건이라 평했다. 당시 오라클에 드리운 전망은 썬과 달리 오픈소스 기술을 이윤추구 논리에 이용하고 결과적으론 자바 커뮤니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짙었기 때문이다.

모바일용 자바에 관련된 잡음도 이같은 시선을 부추겼다. 썬 때부터 있었던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SF)과의 마찰부터 현재도 진행중인 구글과 오라클간 소송 건이 자바에 대한 개발자들의 열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었다.

그러나 도이치 부사장은 자바 스탠더드 에디션(SE) 신규 버전 개발과 자바 커뮤니티 프로세스(JCP)를 재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며 지난 6개월간 자바 생태계를 둘러싼 많은 부분들이 진전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더 이상 자바 개발자들의 민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이다. 실제로 오라클은 지난해말부터 ASF와의 갈등이 불거지는 동안에도 자바SE를 포함한 자바 개발 키트(JDK) 7, 8 버전 개발과 공개 계획을 진행시키며 커뮤니티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이날 도이치 부사장은 서울 삼성동 한국오라클 사무실에서 자바를 주제로 한 세미나와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다. 패트릭 커랜 JCP 집행위원회(EC) 의장도 참석했다. 이들은 전날까지 국내서 SK텔레콤이 주최하고 삼성전자가 참여해 열었던 서울 JCP 회의를 위해 방한한 것이었다.

커랜 JCP EC 의장도 자바SE와 자바 기업용 에디션(EE) 7버전이 공개되면서 개발자들의 관심과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며 이전까지 아파치와 구글 등에 관련된 상황때문에 답보상태였던 자바 관련 소식을 뒤로 하고 작년말부터 신기술에 목마른 개발자들의 열정을 다시 불태울 수 있게 됐다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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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고 자바 프로젝트를 내부적으로 가다듬을 무렵 커뮤니티의 개발자들은 특유의 자바 '커피잔' 로고대신 빨간 글씨의 '오라클' 로고를 보는 것이 서운하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증시 상장기호도 바뀌는 중이고 전반적으로 썬이 유지해온 자바 브랜드 정체성(BI)과 정책이 다르다는 평가다.

이를 지적받은 도이치 부사장은 오라클은 제품이 워낙 많아 개별 브랜드 관리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모양이다라며 공식 발표나 홍보 자료에서 커피잔 그림을 잘 쓰지 않아 그랬을 수 있는데 향후 잘 노출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