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피스 정조준 태블릿, 승자는?

일반입력 :2011/05/09 11:47    수정: 2011/05/11 10:58

기업 모바일 오피스를 태블릿PC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2, 삼성전자 갤럭시탭 등이 컨슈머시장을 바탕으로 기업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양상. 여기에 기업시장 전문업체들이 내놓은 업무용 태블릿PC가 반격태세를 갖췄다.

기업전용 태블릿PC은 리서치인모션(RIM)의 ‘플레이북’과 시스코시스템즈의 ‘시어스(CIUS)'이 출시를 앞둔 상태다.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에 특화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두 제품은 채널 파트너를 통해 기업에 공급된다.

이로써 모바일 오피스를 둘러싼 태블릿PC 경쟁이 아이패드·갤럭시탭 등 개인용과 플레이북·시어스 등 기업용 간 싸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후발주자① 시스코 ‘시어스’

기업전용 태블릿PC로 가장 먼저 세상에 공개된 것이 시스코의 시어스다.

시어스는 안드로이드2.2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시스코의 각종 기업 협업 솔루션을 모두 담은 단말기다. 7인치 멀티터치 WSVGA디스플레이(1024×600)와 720p 전면 HD카메라를 탑재해 초당 30프레임의 고화질 영상회의를 지원한다. 와이파이 및 3G/4G 통신을 지원하며, 안드로이드마켓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다. 무게는 540g으로 휴대성을 높였다.

시어스의 경쟁력은 시스코 협업솔루션의 활용이다. 음성, 비디오, 메시징, 채팅, 웹컨퍼런싱뿐 아니라, 텔레프레즌스와 연동해 광범위한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애플리케이션은 쿼드, 쇼앤셰어, 웹엑스 커넥트, 웹엑스 미팅 센터, 프레즌스 등 시스코 전반의 협업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지원한다. 시스코는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통해 협업 애플리케이션 프로토콜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용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확산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 가상데스크톱 환경에서 씬클라이언트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화상회의나 음성통화 같은 IP통신은 VDI 인프라를 통하지 않고, 단말기 간 직접 통신을 하도록 해 품질 안정성을 확보했다.

시스코는 여기에 유니파이드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를 통한 기존 시스템과의 손쉬운 통합, 애니커넥트 VPN 시큐리티를 통한 보안성 등 인프라와 밀도있는 결합을 강조한다.

■후발주자② RIM 플레이북

또다른 기업용 태블릿PC인 RIM의 플레이북은 운영체제(OS)로 QNX 플랫폼을 사용한다. QNX는 자동차나 원자로에서 쓰이는 실시간 OS로, 속도가 빠르고 대칭형 다중 처리(SMP)를 지원한다. 하드웨어는 1GHz ARM 기반 듀얼 코어 프로세서와 7인치 디스플레이, 전면과 후면의 고화질 카메라, 마이크로 HDMI 출력단자 등을 탑재했다.

애플리케이션은 블렉베리 자바앱을 기본으로 사용하면서, '앱 플레이어'란 기능을 통해 안드로이드2.3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SAP의 ERP 솔루션으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했다. 화상통화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최근 출시돼 협업도구도 강화하는 모습.

어도비 플래시와 호환성도 장점이다. 미디어시장과 출판업계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블랙베리 스마트폰 테더링을 해야 캘린더, 이메일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된다.

■시어스 VS 플레이북?

두 회사 모두 기업용 제품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보안성 등에서 특화를 내세우고, 영상회의 등을 강점으로 내걸었다.

솔루션 측면에서 비교하면 시어스가 약간의 우위다. 시어스는 하드웨어와 시스코 협업솔루션을 최적화하기 때문에 써드파티 앱 의존도가 높은 플레이북보다 유리하다. 그러나 플레이북은 어도비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멀티미디어 저작도구로서 성능을 강화했다.

기능적인 차이와 함께 공급방식도 승패를 가를 변수다.

시어스와 플레이북이 국내 기업시장에 투입되는 시점은 여름께로 비슷한 시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의 경우 플레이북이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에 들어갔고, 시어스는 이달부터 영업에 돌입한 상태다.

기본적으로 두 제품은 모두 이동통신사를 통해 공급된다. RIM은 SK텔레콤을 통한 출시를 협의중이며, 시스코코리아도 채널파트너사 공급 외에 이통3사의 매니지드 서비스 중 한 구성요소로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유통채널 내부를 보면, 플레이북은 개인가입자에게도 판매되기 때문에 엄밀히 기업시장에 특화됐다 보기 힘들다. 반면, 시스코는 개인 판매는 일절 하지 않고, 오로지 B2B공급에 의존한다.

기업이 두 회사의 태블릿PC를 업무도구의 연장으로 보고 접근하면, 막강한 채널파워를 가진 시스코가 유리하다. 그러나 스마트폰처럼 개인용 단말기의 연장으로 보면, 직원의 직접 구매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플레이북이 유리할 수 있다.

태블릿PC가 가상 데스크톱(VDI) 단말기로 이용된다는 점도 변수다. 가장 널리 VDI솔루션으로 사용되는 시트릭스 젠데스크톱 리시버나 VM웨어 뷰 등을 플레이북에서 사용할 수 있다. 시어스도 VDI를 전면에 내세웠다.

■컨슈머 디바이스의 힘도 만만치 않다

기업용 태블릿PC가 업무용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 결합을 앞세웠지만 기존 컨슈머 단말기와의 싸움은 쉽지 않다.

전통적으로 기업시장의 IT단말기는 일괄 지급형태로 보급돼왔다. 회사에서 노트북이나 PC를 직원에게 지급하면, IT담당자가 관리하는 형태였다.

이같은 일괄 지급 형태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슈의 중심, 아이패드 덕분이다. 아이패드는 태블릿PC의 열풍을 주도하면서 업무용과 개인용이란 경계를 무너뜨렸다. 직원들은 개인적 기호에 맞는 제품을 업무용으로도 활용하길 원했고, 이런 상황은 관리편의성을 위해 단일기종만 고집하던 기업들의 정책수정을 불러오기에 이르렀다.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등 컨슈머 단말기가 기업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는 데 솔루션 제공업체의 역할도 컸다. SW회사들은 이기종 플랫폼에서 단일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 구현에 열을 올렸고, ERP, CRM 등을 포함한 모바일기기용 그룹웨어를 대거 쏟아냈다. 어도비가 CS5.5를 iOS, 안드로이드OS 등의 태블릿PC용으로도 출시한 것도 대표적인 예다.

클라우드 컴퓨팅도 컨슈머 디바이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VDI를 통해 아이패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를 쓰게 해준다거나, 구글 독스같은 웹기반 솔루션을 통해 업무를 보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ERP나 CRM 솔루션도 세일즈포스닷컴 등의 웹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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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솔루션 역시 시스코가 웹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협업 솔루션을 모든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해 솔루션 경쟁력은 격차를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업계 전문가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의 애플리케이션이 개인용을 넘어 기업용까지 대폭 확보하면서 전용이란 말이 무색해졌다라며 컨슈머 단말기가 시장에서 확보한 인지도나 선호도를 앞세울 경우 B2B업체의 전전용태블릿PC가 기업시장에서 승리를 장담키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