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와이브로 스마트폰’ 출시…왜?

일반입력 :2011/04/28 08:23    수정: 2011/04/28 11:22

김태진, 정현정 기자

KT가 오는 6월 와이브로(Wibro)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출시한다. 이 제품들은 와이브로 외에 3G WCDMA와 와이파이(Wi-Fi)도 사용이 가능한 일명 ‘3W폰과 패드’다.

당초 KT는 지난 2월 와이브로와 와이파이가 가능한 ‘2W 패드’인 갤럭시탭을 내놓고, 5월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슬라이딩PC, 6월께 HTC의 3W 패드를 내놓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여기에 스마트폰이 추가됐다.

27일 KT에 따르면, 오는 6월께 대만의 HTC를 통해 3W 스마트폰·태블릿인 ‘에보 4G+’와 ‘플라이어 4G’를 출시한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3W 패드를 6월에 출시할 예정이고 3W 스마트폰은 개발이 진행 중인데 비슷한 시기에 출시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3W 스마트폰 왜 내놓나

KT의 3W는 무선데이터 서비스의 안정적인 품질을 위해 이동통신망 위주의 네트워크를 운용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와이브로와 와이파이를 트래픽 분산처리에 활용한다는 네트워크 전략이다. 즉, 무선트래픽을 유·무선으로 분산시켜 3G망의 부하를 최대한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KT는 2009년 삼성전자의 ‘쇼옴니아’ 출시를 끝으로 3W폰 출시를 중단했다. 그런 KT가 2년 만에 다시 3W폰을 출시한다. 왜 내놓는 것일까.

이는 3G에서 발생하는 무선트래픽의 폭증에 그 원인이 있다. 특히 지난 연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도입 이후 3G의 트래픽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다.

이석채 회장은 “KT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무선망을 통한 데이터 트래픽이 200테라바이트(TB)를 넘지 않았다”며 “하지만 올 연말에는 6천TB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2년 새 무선트래픽이 30배 증가한 것이다. 따라서 KT의 3W 전략은 단순히 와이브로와 와이파이의 활용 수준을 넘어서 3G의 품질보장을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다. 그 연장선상에 HTC의 3W폰이 자리한 것이다.

■3W+LTE 전략 실체는

KT의 3W에 대한 기대는 LTE(Long Term Evolution)의 본격적인 상용화 이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가 무선데이터 폭증의 해결 방안으로 LTE의 조기 상용화로 가닥을 잡은 반면, KT는 3W를 적극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동안 KT는 올 연말까지 LTE 서비스를 위한 단말은 데이터모뎀 수준이고 이 때문에 아직까지 유럽에서는 LTE의 움직임이 없으며 그 때까지는 모바일 와이파이와 와이브로가 커버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관련해 표현명 KT 사장이 “현재 LTE 네트워크를 구축하더라도 다양한 단말 확보가 어렵다”며 “데이터 폭발을 극복하는 방법은 4G 와이브로망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고 그 다음 단계가 ‘3W+LTE’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KT가 ‘소프트웨어 기반의 LTE’와 ‘3W와 결합된 LTE 도입’을 언급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4G LTE와 와이브로의 기술표준이 상당부분 겹치기 때문에 투자효율성을 위해 와이브로 인프라를 LTE 도입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와이브로 연결 고리 ‘에그’

제주 전역에 와이브로 4G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KT의 행보에서도 무선데이터 폭증에 해법을 와이브로에서 찾으려는 KT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KT는 제주도 전역에 와이브로 4G 서비스를 제공키로 하고 주요 지점에는 와이브로를 와이파이로 변환해 제공하는 퍼블릭 에그를 설치키로 했다. 또 1천500곳에 올레 와이파이존을 구축했다.또 KT는 6월 HTC의 ‘에보 4G+’와 ‘플라이어 4G’ 출시에 앞서 아이폰용 케이스형 에그와 미니 에그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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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회장이 “무제한 요금제로 3W 전략이 무력화 됐다”고 하소연하지만, 향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발생되는 무선트래픽의 상당부분을 와이브로로 흡수하겠다는 의지는 꺾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4.3인치 LCD와 듀얼코어 1.2GHz CPU를 탑재한 에보 4G+, 7인치 태블릿인 플라이어가 올 하반기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따라 KT의 3W 전략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