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CRM의 종언…"이제 '스마터커머스'다"

IBM 임팩트 2011, 유천 리 IBM 엔터프라이즈 마케팅 관리 부사장 인터뷰

일반입력 :2011/04/14 08:00    수정: 2011/04/14 08:25

고객 관계 관리(CRM)는 이미 지난 세대의 애플리케이션이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IBM의 연례 SW컨퍼런스 '임팩트2011' 진행이 한창인 가운데 IBM 엔터프라이즈 마케팅 관리(EMM) 사업부의 수장이 전통적인 CRM 솔루션은 '전성기를 넘겼다'는 도발적인 발언을 내놨다. 이제 기업들이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해법은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스마터 커머스'가 될 것이란 견해다.

지난 12일 유천 리 IBM EMM 총괄 매니저 겸 부사장은 스마터 커머스는 CRM뿐아니라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공급망 관리(SCM)를 마케팅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이라며 조직간 유기적 연결성에 초점을 맞춘 개념으로 CRM과는 근본적인 철학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간단히 말해 스마터 커머스는 기업들이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마케팅, 고객 관리, 영업 자동화를 지원하는 활동을 가리킨다. IBM은 지난달부터 국내서도 이에 필요한 분석, 소프트웨어, 컨설팅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리 부사장은 사실 IBM은 전통적으로 CRM, ERP, SCM 시장에 대한 SW를 갖진 않았다며 스마터커머스를 말하게 되면서 새로운 유형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기업들에게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겁니다. 왜 온라인 업체들이 한 번 제공했던 회사 제품을 같은 채널로 구하지 못해 다른 공급 경로를 확보해야 하는가, 왜 소매업자들이 처치 곤란한 재고품을 떨이로 팔아야 하는가. 기존 마케팅SW 업체들이 한계에 부딪혔던 지점이죠.

스마터 커머스는 기업 활동에 '디지털'과 '소셜' 개념을 접목하고 한편으로 온라인 분석을 강조한다. 기업들이 강조하는 현업 사례에 비중을 두고 전체적인 커머스, 상거래 방법론을 제시하는 애플리케이션이란 설명이다.

IBM이 제공하는 스마터커머스 솔루션은 과거 인수한 마케팅 분석업체 유니카, 웹 분석 업체 코어메트릭스 등의 기술을 녹여냈다. EMM 사업부 수장이자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인 리 부사장이 바로 전 유니카 최고 경영자(CEO)로 있었던 인물이다.

IBM은 유니카를 인수 합병하면서 새로운 사업부 EMM그룹을 구성했어요. 스마터커머스를 마케팅 부문에서 진두 지휘하는 곳이죠. 스마터커머스 자체는 마케팅뿐 아니라 세일즈와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에요. 이번에 참석한 IBM 임팩트는 웹스피어같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BPM) 솔루션 행사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있는데, 스마터커머스 가 여러 기업 활동을 포괄하기 때문입니다.

리 부사장 말은 앞으로 스마터 커머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언제든 로터스피어나 티볼리같은 다른 IBM 브랜드 컨퍼런스에도 나설 수 있단 얘기다.

IBM이 기업들에게 스마터커머스를 제안하기 전에도 CRM의 한계를 넘어 보려는 시도는 있었다. 소비자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쓰면서 느끼는 단계별 경험에 초점을 맞춘 '고객 경험 관리(CEM)'가 그것이다. 그러나 리 부사장은 스마터커머스가 CRM이나 CEM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입장이다. 해결 가능한 문제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CRM과 CEM은 같은 문제를 다르게 풀어 보려는 시도죠. 스마터커머스가 차별화되는 지점은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이해, 심도 깊은 분석 역량, 디지털 기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접근법과 방법론입니다. 코그노스, SPSS같은 비즈니스 애널리틱스(BA) 사업부에서 해온 일과 비슷하게 들릴 거예요. 사실 유니카는 IBM에 인수되기 6~7년 전부터 이들과 협력해 왔습니다.

IBM은 스마터커머스를 기존 CRM, CEM 시장에도 선보이는 한편 새로운 시장 발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사업자들과 경쟁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인지, 보완하는 관계가 될 것인지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스마터커머스는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서기도 하고, 기존 마케팅 자동화 시장에 들어서기도 할 겁니다. 이미 CRM 사용자들을 찾아 나서고 있죠. 기존 솔루션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더 완전한 해법을 갖추기 위해 도움을 구하는 기업들과 접촉중이에요. 아예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해 IBM을 찾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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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부사장은 국내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피력했다.

5년 전부터 한국 고객사들과도 일해 왔습니다. 시장 기회는 충분해요. 사실 그 많은 기회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투자를 망설이는 중이었는데 마침 한국 시장에서 인력 수천명을 동원할 수 있는 IBM에 인수돼 잘 됐다고 생각하던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