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업계 “올레TV-스카이라이프 총력 대응”

일반입력 :2011/04/13 12:40    수정: 2011/04/13 15:52

정현정 기자

KT의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공세에 케이블 방송 업계가 공동 행동에 나섰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3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제5차 디지케이블비전포럼’을 개최하고 최근 OTS로 불거진 유료방송 출혈경쟁과 방송통신 결합상품 문제를 논의했다. 이와 함께, 케이블TV방송사업자 일동 명의의 선언문을 발표하고 저가 출혈경쟁을 주도하는 OTS 상품 퇴출과 방송 끼워팔기 금지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결합상품을 앞세운 KT의 과도한 마케팅과 통신 시장 지배력의 방송 시장 전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거대 통신기업인 KT가 머니게임으로 시장 경쟁을 유도하면서 유료방송시장 질서를 왜곡한다는 지적이다.

최정일 숭실대학교 교수는 “국내 전체 방송시장 총 매출액이 SK텔레콤 1개 통신사의 매출액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영세한 상황에서 방송시장에 진출한 통신사업자들의 시장지배력 전이가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OTS 상품은 스카이라이프의 대주주인 KT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방송과 방송이 결합된 변종 끼워팔기 상품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KT와 정부가 IPTV 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OTS 상품을 통해 착시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맹찬호 현대HCN 상무는 “KT는 IPTV 가입자 확대가 주춤한 상황에서 IPTV 정책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만들어낸 변종 결합상품”이라면서 “통신사의 주력 상품인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 판촉용으로 만들어낸 상품”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방통위가 위성방송과 IPTV 결합 상품 규제를 위해 시장획정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정우 씨앤앰 전무는 “IPTV 사업자인 KT가 OTS 상품을 통해 위성방송을 판매하는 행위는 엄연히 방송법 상 역무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진석 CJ헬로비전 상무도 “OTS는 혼합형(하이브리드) 셋톱박스를 사용하고 사용자 환경(UI)도 완전히 통합돼 있는데다 AS 또한 KT가 독자적으로 시행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OTS는 단순 제휴가 아닌 개별 상품인 만큼 위성과 IPTV가 결합한 새로운 역무가 생기는 것으로 판단하고 별도의 역무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블 업계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KT에 동등한 조건의 공정경쟁을 요구하면서 규제당국인 방통위의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정우 씨앤앰 전무는 “곧 KT의 방송법 위반 행위가 밝혀질 예정으로 역무위반에 의한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려면 OTS 상품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방통위도 주무부처로서 OTS 약관이 방송 생태계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돈 법무법인 한로 변호사는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저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단기적으로 방송통신 결합상품 판매의 위법성에 대한 세부적인 판단기준을 정립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자 간 공정 경쟁 촉진 및 이용자 보호 방향으로 방송통신 통합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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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KT는 OTS 상품은 방통위의 허가를 받아 출시된 상품으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2월 처음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발표한 방통위는 방송통신 결합상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경쟁상황 평가 시 결합상품 시장을 고려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