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무료통화 도입, 아직은…”

일반입력 :2011/04/11 16:02    수정: 2011/04/11 18:16

정윤희 기자

“아직까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는 한계가 많다.”

카카오톡이 이용자들의 불편 없이 쓸 수 있는 수준이 됐을 때 m-VoIP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아직까지는 3G망에서 통화가 끊기는 등 기술적 한계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11일 서울 삼청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m-VoIP를 도입할 계획 없다”고 딱 잘랐다.

그는 “현재 수준의 m-VoIP는 지금 당장이라도 구현 가능하지만, 3G망에서 이용자들이 불편함 없이 통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이 발전했을 때 도입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m-VoIP 음성데이터 패킷을 이동통신사의 3G망에 실어서 전송을 하므로 잡음이나 끊김 현상이 심한 편이다. 때문에 섣불리 무료통화를 도입했다가 이용자 불만을 사기 보다는, 느리더라도 신중하게 도입하는 것이 카카오의 계획이다.

이 대표는 “m-VoIP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하나일 수 있겠지만, 그것이 주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톡은 지난 1일 1천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다. 연내 미국과 일본에 현지 지사를 설립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가입자 목표는 2천만명으로 잡았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자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꼽았다.

다음은 김범수 의장과 이제범 대표와의 질의응답이다.

블랙베리 버전 개발이나 m-VoIP 개발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

(이)블랙베리 버전은 리서치인모션(RIM) 아시아 총괄과 함께 개발 진행 중이다. m-VoIP의 경우, 현재 기술 수준이나 3G망에서의 한계 등에 따라 당분간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실질적으로 이용자들이 불편함 없이 통화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이 발전했을 때 도입할 생각이다. m-VoIP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니, 그것이 주는 아니다.

현재 이통사들이 특정 요금제를 사용하는 일부 이용자를 제외하고는 m-VoIP를 차단하고 있는데

(이)특별히 코멘트를 할 것이 없다.

최근 이동통신사와 망 트래픽 과부하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이통사와는 올해 초부터 많은 협력을 하고 있다. 푸시 서버를 이통사 자체 서버를 쓰려는 노력도 진행 중이다. KT와 함께 하는 기프티쇼 역시 같은 맥락이다. 카카오톡은 모바일 시대가 만들어낸 이통사의 위기이자 기회일 것. 망에 대한 안정성은 서비스 사업자도 같이 만들어 가야한다. 그래야 모바일 생태계가 많은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이통사와 협력하면서 같이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다.

(김)KT 이석채 회장을 만난 후, 굉장히 감사하다고 했다. 한국에 아이폰을 가져온 것이 크다. 이후 삼성과 SKT의 갤럭시로 카카오톡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감사하다. 동시에 카카톡도 스마트폰 활성화의 큰 역할 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카카오톡 안 쓰니?”라는 식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니즈를 높였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통신사, 제조사, 서비스 업자 사이에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역할이 있다. 견제 보다는 서로의 비즈니스를 강화시키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러다보면 스마트 강국이 될 것이다.

이통사의 푸시서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망 사용비를 부담하게 된다면,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나

(이)망 사용료 부과는 이통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이통사에서 그렇게 생각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카카오톡의 유료화 가능성은 아예 없다.

(김)오늘 ‘함께’란 표현을 많이 썼다. 이통사가 망 사용료에 대한 과금을 하기 시작하면 서비스가 역행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경쟁 시대에 맞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세계적으로 망사용에 대한 표준이나 정책이 서게 되면 따르겠지만, 자국에서 특정 서비스에만 과금하는 것은 옳지 않다.

오픈 플랫폼을 표방했는데, 향후에는 어떤 수익모델을 가져갈 것인가

(이)사실 지금은 수익모델보다는 이용자와 글로벌 진출에 집중할 때다. 수익모델에 대해 한 가지 철칙이 있다면,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지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쓸모없는 배너 광고를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할 생각은 없다. 다만, 어떤 정보가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달되면 유용해질 수 있다. 때문에 맞춤형 푸시 광고로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모바일광고 플랫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맞춤형 광고에 대해 언급했다. 현재 준비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나

(이)아주 구체적인 것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향후 2, 3개월 정도 지난 후에 공개할 생각이다.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사용자가 직접 선택하게끔 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다.

최근 메신저 보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구체적인 대안이 있나

(이)사실 보안에 대한 문제는 어느 회사나 피해갈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보안 강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카카오톡은 보안 취약 버전에 대해서는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지속적으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회사 내부에는 보안 담당 팀이 따로 있으며, 외부 보안 전문 업체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보안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김)카카오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지난해 3개월을 오로지 보안에 올인했다는 점이다. 작년 9월에 카카오톡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힘들었다. 당시 서버 투입, 서비스 재정비 등 3개월을 오로지 보안 강화에 집중했다. 다양한 경쟁 관계에 직면하면서도 모든 것을 다 미루고 했던 조치다. 올해 보안 이슈를 큰 무리 없이 넘길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상대로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꼽았다. 이런 SNS의 경우, 개인에게 요구하는 정보가 많다. 향후 카카오톡은 이용자에게 개인정보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요구할 것인가

(이)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개인정보는 서비스에 필요한 최소 수준만 요구할 생각이다.

미국과 일본 가입자가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 이들은 순수 미국인, 혹은 순수 일본인 가입자인가

(이)사실 카카오톡이 사용자로부터 받는 정보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전화번호만 받다보니 성별, 연령 등 어떤 정보도 없다. 번호가 미국 번호면 미국 사용자로 인식하기 때문에 일정 정도는 한국인 사용자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서비스하면서 피드백을 받게 되는데, 오는 피드백의 대부분은 외국인들이다. 그리고 한인에 의해서만은 절대로 이런 급증세가 나타날 수 없다.

업계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 회사가 커진 후에는 합병, 매각 등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다. 가능성은?

(김)물론 카카오는 직원 수 40명의 작은 회사다. 결국 합병한다는 얘기는 매각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당장 돈이 아쉬워서, 개인을 위해서 회사를 좌지우지하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약 100억 정도 투자하면서 새롭게 도전해왔다. 우리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앞으로 몇 년 후는 모르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인수 합병은 의미 없다.

현재 카카오톡이 직면한 위협 요소가 있나

(이)너무 많아서 이야기하기 힘들다(웃음) 가장 급했던 이슈는 인력에 대한 것인데, 이제 어느 정도는 해결돼가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해야될 일은 너무 많은데, 사람이 부족했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의 인지도도 많이 올라가고 개발자들의 지원도 느는 추세다. 현재 카카오 직원은 40명 정도인데, 한두 달내에 80명 정도로 늘어날 것이다. 또, 연내에는 200명까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김)생태계라는 말이 해줄 수 있는 답이다. 우리 회사도 어쨌든 애플과 구글이 만든 생태계에서 탄생했다. 안철수 박사가 강조하듯, 나도 실리콘밸리의 생태계가 무척 부럽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투자나 창업이 쉬운 환경이다. 국내서도 구글, 아이폰과 같은 생태계를 만들려는 시도가 몇 번 있었는데 생각보다 잘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가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런 맥락이다. 아이디어나 아이템이 있으면, 직접 앱을 개발하는 것 외에 카카오톡의 오픈플랫폼으로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