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NSC합병, 세계 LED칩 25% 절대강자

일반입력 :2011/04/06 18:23

손경호 기자

TI가 내셔널세미컨덕터를 인수한 배경에는 아날로그반도체 1위기업 형성이라는 의미외에 세계 LED칩 25%를 장악하는 기업이라는 의미가 읽힌다. 또한 컴퓨터용 반도체에 산업용 반도체를 수혈해 사업의 외연을 넓힌다는 의미도 읽힌다.

월스트리트저널·EE타임즈 등 주요 외신은 5일(현지시간) 반도체 기업 관련 주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을 인용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내셔널세미컨덕터(NSC)를 인수합병한 세가지 이유를 이같이 분석했다.

■합병으로 세계아날로그 반도체 부동의 1위-18% 점유

첫 번째는 ‘자리 굳히기’다. TI는 NSC와 합병하면서 세계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에서 18% 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FBR의 크레이그 버거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아날로그반도체 2위 업체인 ST마이크로(10%)를 제외한 아날로그디바이스(6%), 맥심(6%), 리니어테크놀로지(4%), 인터실(4%)의 시장점유율을 다 합친 만큼의 시장을 TI가 갖게 된다는 의미다.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은 광범위하고 세분화돼 있어서 나머지 약52%의 시장은 수많은 업체들이 들쭉날쭉하고 있다.

크레이그 버거 애널리스트는 또한 TI가 앞으로 생산예정인 1만2천개의 제품군을 생산할 수 있는 창구가 NSC였다고 밝혔다.

TI가 NSC의 150mm, 200mm 팹을 이용해 60% 중반대 공장가동률을 가져가면서 제조단가를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또한 기존 NSC의 제품을 TI중국의 300mm 팹으로 천천히 이동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IMS의 전력 부문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 리안 샌더슨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력 레귤레이터 시장 1위업체인 TI가 2위 업체인 인피니언이 가진 시장점유율의 두 배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TI는 아날로그 전압 레귤레이터 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해 이 분야 1위인 TI는 17억달러 매출로,18.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3위였던 NSC는 7억5천800만달러로 15.2%를 기록했다.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TI는 이 분야에서 26.5%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24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확보하게 된다.

■세부 사업부문 영역 충돌없는 합병으로 영역확장

두 번째 이유는 ‘영토 확장’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바비 불레슨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 모두 아날로그 영역에서 매출 비중이 큰 회사이지만 세부적인 사업영역에서는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TI가 커뮤니케이션과 컴퓨터 시장에 기반한 아날로그 제품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NSC는 산업용 전력제품을 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인수합병이 마무리 되면 TI의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이 아날로그 부문에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이 치열한 핸드셋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는 NSC의 선전을 TI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술투자 웹진인 넥스트이닝테크놀로지리서치의 폴 윌리엄스에 따르면 핸드셋 시장에서 NSC의 선방이 TI에게 위협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D조명 반도체 시장 25% 점유율 과시

마지막으로는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IMS 리서치의 제이미 폭스 애널리스트는 “ LED 조명 반도체 시장 점유율에서 TI가 19%, NSC는 7%였다며 이 두 기업이 통합되면 경쟁업체들보다 약 네 배 가량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LED 조명 시장은 10억 달러 규모였다. 이 중 2억 6천만달러를 TI-NSC 합병 기업이 갖게 된다. 특히 LED 집적회로(IC) 시장에서 이번 합병으로 TI는 25% 시장점유율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두 업체의 최근 실적을 비교해 보면 TI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동기대비 44%가 증가한 9억4천200만달러 순익을 올렸다. 이중 아날로그 부분의 매출비중은 43%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가 올랐다. NSC는 회계연도상 3분기에 해당하는 1월~3월까지 순익이 5천904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1.6% 증가했다.

아날로그 반도체 1위인 TI와 마진율 높은 제품 위주로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가던 NSC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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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C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NSC의 제품이 전력부분에서는 상당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이 결정됐다고 해도 실제로 완료되기까지는 최대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TI코리아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약 20년간 근무했던 현 외국계 반도체 업체 지사장은 “TI가 10년전에 당시 약 60억달러에 아날로그IC회사인 버브라운을 인수하면서 주가하락으로 고생하면서 아날로그 부문을 키워 온 것처럼 이번 거래도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