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DMB는 ‘계륵?’…살릴까 말까

일반입력 :2011/03/30 18:42

정현정 기자

“지상파DMB는 IT강국 코리아의 계륵이다. 앞으로 누적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도 불보듯 뻔하다. 총체적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할 때가 아닌가 한다.”

“세계 최초로 휴대방송을 실현한 지상파DMB는 3천만이 사용하는 훌륭한 네트워크다. 이동통신망 부하 없이 실시간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수출 상품화 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지상파DMB를 놓고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 간에 살생(殺生) 논란이 벌어졌다.

방통위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신규수익모델 도입을 통한 수익구조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지상파DMB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보고 받았다.

회의 과정에서는 2005년 상용화 이후 불어나는 만성 적자로 고전하는 지상파DMB에 대한 활성화를 꾀하자는 주장과 함께 퇴출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충돌했다.

김충식 방통위 상임위원은 “지상파DMB는 IT강국 코리아의 계륵”이라면서 “지상파DMB 누적적자는 832억으로 앞으로 적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돼 단기간에 선순환 구조로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급된 DMB 단말기 4천200만대가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총체적인 출구전략을 마련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고름이 살이 되지 않는 것처럼 방통위에서 외과 수술을 해야지 미봉책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문석 위원도 “지상파DMB는 등장 이후 네트워크 투자나 자체 콘텐츠 활성화에 거의 공을 들이지 않았다”라면서 “사업허가를 받고난 후 기본 투자는 하지 않고 자구 노력도 안하면서 정부 정책변화만을 요구하는 것은 신규 플랫폼 등장할 때마다 나타나는 악순환으로 퇴출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방통위가 제시한 수익모델 도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방통위가 낸 수익모델은 또다시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형태가 될 것”이라면서 “방통위가 국민들의 돈을 뺏어서 사업자 먹여살리자는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용섭 위원은 “세계 최초로 휴대방송 상용화를 실현한 지상파DMB는 망 부하 없이 실시간으로 방송을 볼 수 있어 수출 상품화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면서 “제도적으로 규제완화를 대폭해서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규 위원도 “사업자 선정만 해놓고 사업자가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면서 지상파DMB는 목숨을 연명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면서 “신규 사업을 하게 하려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라갈 때까지 상당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그는 “지상파DMB 사업자 간 M&A를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이나 재난방송 도입 등 실질적으로 가능한 방안으로 범위를 좁혀서 활성화 전략을 짜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현 상황에서 지상파DMB가 계륵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렇게 방치하지 않고 IT 강국의 보배로 키워보자는 것”이라면서 “오늘 보고된 활성화 방안은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로 자생력 있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차원으로 공정한 환경을 마련했음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당연히 퇴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