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같지만 다른 '이상한' 와이파이 혈투

일반입력 :2011/03/29 12:54    수정: 2011/03/30 10:53

KT와 SK텔레콤이 무선인터넷을 놓고 3G에 이어 와이파이(Wi-Fi) 경쟁으로 맞붙었다.

당초 무선인터넷 서비스에서 SK텔레콤은 소위 ‘콸콸콸’로 대표되는 3G(WCDMA) 위주의, KT는 3G 외에 와이브로와 와이파이를 결합한 3W 전략을 내세우며 경쟁우위를 내세웠지만 이제는 양사의 창끝이 와이파이로 모아지고 있다.

최근 KT와 SK텔레콤은 각각 5만 곳, 에버랜드 전 지역에 와이파이존을 구축했다며 자사 와이파이 서비스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KT는 “자사가 와이파이존 확대를 적극 추진한 이후 소극적이었던 경쟁사들도 와이파이존 확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SK텔레콤은 “단순 와이파이 숫자 경쟁에서 벗어난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1라운드 5GHz 와이파이

선제공격에 나선 것은 KT다. 이달 초 KT는 주파수 간섭 현상을 해소하고 기존 와이파이보다 8배 빠른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5GHz 대역의 ‘프리미엄 와이파이’를 내놓았다. 대학·도심·지하철역 등 90여 곳에 총 1천대 이상을 설치했으며 연내 2만대 이상으로 프리미엄 와이파이존을 확대한다고 밝힌 것.

아울러, KT는 3G 시설을 활용해 와이파이존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스텔스 와이파이’와 건물 밖 CCTV 시설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와이파이존 스트리트 구축이 가능한 ‘CCTV 와이파이’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SK텔레콤은 5GHz 대역은 2.4GHz 대역의 와이파이와 같이 누구나 규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주파수 대역이라며, 자사도 기존보다 5배 빠른 5GHz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맞섰다.

SK텔레콤은 5GHz 와이파이를 번화가 70곳을 중심으로 구축한다며 20~30미터 내 번화가 주변의 상점 안에서도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SK텔레콤은 KT가 내놓은 스텔스 와이파이에 대응해 5GHz 와이파이에 하이브리드 AP 기술을 적용했다며 기술적인 우위도 강조했다.■와이파이 경쟁력 ‘숫자 vs. 단독’

무선인터넷 트래픽 분산에 와이파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KT는 와이파이존 숫자를 강조한다. KT는 올 연말까지 자사 스마트폰 가입자가 800만명, 태블릿이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와이파이존을 10만 곳으로 확대한다는 것.

여기에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오는 5월까지 서울·수도권 지하철 전 노선에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SK텔레콤은 단순 와이파이 숫자 경쟁에서 벗어나 신개념의 와이파이 특화 존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KT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일례로 에버랜드, 서울랜드,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 캐러비안 베이 등과 같이 특화된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필요한 곳을 중점 공략한다는 것이다.

이는 KT와 달리 3G 서비스 품질에 우위를 가진 SK텔레콤이 기존 네트워크 전략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태블릿 확산, 와이파이 경쟁 지속

하지만 SK텔레콤 역시 와이파이존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만7천 국소를 구축했던 와이파이존을 올해는 6만2천 곳으로, 초소형 기지국인 펨토셀도 연내 1만 국소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스마트폰·태블릿 확산에 따른 트래픽 분산에 와이파이의 비중을 늘려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마트폰의 경우 연내 최대 2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태블릿 시장 역시 아이패드2와 새 갤럭시탭의 출시로 폭발적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와이파이를 활용할 수 있는 NFC(근접 무선통신) 단말이 2015년까지 전체 휴대폰의 약 85%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SK텔레콤과 KT가 앞으로도 기반 인프라인 와이파이존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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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NFC 기반 서비스 시장이 향후 5년간 1조34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향후 2~3년 뒤 4G LTE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까지는 무선데이터 트래픽 분산을 위한 인프라로 와이파이가 적극 활용될 수밖에 없다”며 “SK텔레콤과 KT가 서로 다른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