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2 심층 해부…삼성 ‘독기’ 품었다

[김태정 기자의 스마트 워치]

일반입력 :2011/03/28 08:14    수정: 2011/03/28 14:09

김태정 기자

‘독해진 삼성전자...’

갤럭시탭 신작(8.9인치, 10.1인치)들을 살펴본 소감은 이렇게 요약된다. 하드웨어 세부 사양부터 사용자경험(UX)까지 상당히 진화했다. 이를 몇 달 만에 만들어낸 삼성전자 엔지니어들의 업무량이 궁금해질 정도다.

애플 아이패드2를 의식한 흔적도 구석구석 보이는데 제품 두께가 대표적이다. 지난 달 분명 10.9mm였던 10.1인치 갤럭시탭 두께가 8.6mm로 2.3mm 얇아졌다. 아이패드2의 두께가 고작 8.8m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급 수술을 시행한 결과다. 이렇게 고생해 만든 제품에 대한 삼성전자의 기대는 상상 이상이다. 애플 타도라는 숙원을 이뤄줄 주자로 점찍었다. IDC와 JD모건 등이 아이패드2의 압승을 예상하는 보고서를 내놔도 흔들리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사양은 8.9인치와 10.1인치가 (크기를 제외하고는)거의 비슷하다. 블루투스가 8.9인치는 3.0, 10.1인치는 2.1 버전인 것이 눈에 띈다. 배터리 용량도 10.1인치가 크다. 카메라 사양은 기대 이하다. 10.1인치 갤럭시탭의 후면 카메라 화소는 지난 달 800만에서 이번에 300만으로 확 줄었다. 전작과 동일한 가격으로 나온 아이패드2에 맞서 출고가를 급하게 낮추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8.9인치 크기에 대한 평가는 아직 망설여진다. 분명 10인치와 7인치 사이에서 ‘적정선(?)’을 잡았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하지만 성공여부는 소비자들이 판단해줄 것이다. 본대로 설명하자면 웬만한 양복 안 주머니에는 들어가기 힘들며, 들어가도 옷이 튀어나와 보임은 어쩔 수 없다. 7인치보다 글씨가 눈에 잘 들어옴은 당연하기에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다.

UX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침소봉대하자면 UX 때문에 삼성전자를 다시 봤다는 칭찬들도 적잖이 들려온다. 이제 약점으로 지목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위기다.

갤럭시탭 신작들의 UX는 태블릿용 구글 운영체제(OS) 허니콤에 삼성전자 자체 ‘터치위즈UX’를 결합한 형태다. 다른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차별화 된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다. 아래 사진은 ‘미니앱스 트레이’ 기능을 구현한 장면이다. PC와 같이 동시에 2개의 창을 띄우는 멀티태스킹 기능인데, 화면 하단을 터치하면 추가 작업 옵션 6개가 나온다. 이 옵션들 중 하나를 선택하면 추가 화면이 팝업, 서로 다른 2개 작업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태블릿의 멀티태스킹 탑재가 큰 자랑보다는 기본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왔지만, 편의성 측면에서 갤럭시탭은 분명 진화했다. 라이브 패널은 PC 바탕 화면을 꾸미듯이 날씨, 뉴스, 사진, SNS 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꾸미면서 실시간 업데이트와 사이즈 조절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기존 위젯의 발전 형태인데 윈도폰7의 라이브타일과 닮았다.

손가락으로 드래그하면서 위젯 박스의 위치와 사이즈를 조절하는 장면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응용 수준에 따라 태블릿 활용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손 필기 기능도 눈에 띈다. 급한 이메일 등을 보낼 때 터치 화면이 아직 불편한 이들이라면 활용가치가 충분하다. 스크린이 필기를 인식하는 시간도 매우 짧은 편이다.

최근 대만 HTC가 태블릿 신작 ‘플라이어’에 손 필기 기능을 탑재, 삼성전자와 또 다른 승부를 예고했다. 손 필기 기능이 대세로 자리 잡을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배터리 용량을 비롯한 갤럭시탭의 현 상태는 오른쪽 하단의 와이어리스 매니저에서 확인 가능하다. 화면 밝기와 애플리케이션 작업 상황, 이에 따른 배터리 계획 등이 한 눈에 보인다. 다른 스마트폰-태블릿에도 비슷한 기능들이 흔하기에 ‘서비스’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이 같은 기능들을 삼성전자가 실제 출시 제품에 고스란히 탑재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성능과 디자인, 구성요소 등은 사전 고지 없이 변경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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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2에 맞서 가격을 싸게 책정하기 위해 카메라처럼 사양을 낮출 가능성도 적잖은 상황이다. 10.1인치 첫 출시를 6월로 잡았기에 고칠 시간은 충분하다.

이런 가운데 애플은 아이패드2를 내달 중순경 한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탭이 약 두 달의 공백을 극복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