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게임업계, 대지진 피해 복구하려면 얼마나?

일반입력 :2011/03/23 10:18    수정: 2011/03/23 10:35

김동현

유례없는 대지진 여파로 큰 타격을 입은 일본 게임 업계가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게임업계가 아케이드 센터 및 서비스 센터 등 관련 시설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캡콤을 비롯해 소니, 스퀘어에닉스, 반다이남코게임즈, 닌텐도 등 유명 개발사들은 부족한 전력 상황에서도 업무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중 캡콤은 실제 피해 지역에 16개가 넘는 아케이드 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피해 복구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피해 지역에 업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원전 문제부터 전력 문제, 사회적 정서 그리고 인력난 등 여러 가지가 겹치면서 복구 자체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애널리스트들은 게임 업계의 정상화에 약 1년 가까운 시간이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 지역 미디어가 실제 피해를 입은 몇 군데 업체를 제외한 게임 업계의 평균을 따진 것으로 피해 지역이 아닌 도쿄를 중심으로 한 업체들을 중점으로 분석한 내용이다. 하지만 큰 타격을 입은 캡콤이나 세가의 경우 이를 능가하는 상당한 복구 시간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케이드 센터의 복구 부분이다. 세가나 캡콤의 경우 해당 피해 지역에 약 상당수의 아케이드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캡콤은 약 11개의 아케이드 센터를 잠정폐쇄하며, 그나마 상태가 괜찮은 곳들도 기기들이 대부분 망가진 상태라서 전면 교체가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유통센터나 서비스센터의 복구도 노력에 비해 빨리 나아지지 않고 있는 난점 중 하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전기도 들어오고 업무 복구를 했지만 부품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피해로 부서진 게임기나 TV 등 가전제품들의 수리에 대해서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서비스센터 측에서도 ‘당장은 무리’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지역 내의 대부분 서비스센터가 문을 닫고 있어 피해 지역 주민들은 발품을 팔아서라도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문의를 하지만 이 역시도 쉽지 않다.

인력난도 게임업계의 복구에 발목을 잡고 있다. 닌텐도의 경우 다수의 인력이 피해 지역에 가족이 있거나 고향인 직원들이 많아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미 지역 내 27일 출시를 준비 중이던 휴대용 게임기 3DS는 이미 물량이 모두 전달된 상태라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업체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또한 사회적 정서로 인한 부분도 난점 중 하나다. 힘든 시기에 ‘게임’이나 하고 있다는 것은 비난을 사기 충분하다는 것. 2ch나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돕는 것은 돕는 것이고, 내 삶은 삶’이라는 글처럼 꿋꿋하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많지만 대중을 상대하는 게임 업계가 눈치 없이 게임 라인업을 추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현지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 업체의 한 관계자는 “전화는 정상적으로 되기 때문에 문의가 자주 온다”며 “이중에는 게임 출시 연기나 출시 일정 등에 대해 항의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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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 게임업계는 빨라도 다음 달 중순쯤이 지나야 게임 출시 일정 및 출시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기된 타이틀 중 일부는 4월14일 이후 출시를 예정하고 있으며, 늦어질 경우 6월을 넘길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일본 대지진 피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임 업계가 언제쯤 정상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