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스마트폰·태블릿 생산 대란 예고

일반입력 :2011/03/20 16:08    수정: 2011/03/20 18:53

이재구 기자

하반기에 본격적인 제품공급을 예상하고 있는 전세계 스마트폰· 태블릿업계가 6월 이후 계획대로 제품출시를 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본대지진 여파로 통신칩용 필수재료인 BT(bismaleimide-triazine·BT)수지의 공급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일본 지진여파로 세계 휴대폰.태블릿PC 칩용 BT수지충전재(레이진)의 절반을 생산하는 미쯔비시가스케미컬(MGC)이 BT수지 생산을 중단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또 이 재료의 재고가 소진되는 1~2개월 이후로 예정된 스마트폰, 태블릿PC의 공급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퀄컴의 야심작인 새 스냅드래곤칩도 이 플래스틱수지를 사용하고 있어 여파가 우려되고 있다. 새 스냅드래곤칩은 HP의 새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 재료 공급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HP태블릿도 영향권에 들게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대만과 한국의 기술회사들이 많은 휴대폰용 부품 대체제를 만들고는 있지만 특수 수지 등 일부는 여전히 일본업체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 BT수지 절반 공급하는 업체 멈췄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최대의 비스멀레이미드 트리아진(BT)수지 제조업체인 미쯔비시가스케미컬(MGC)은 이번 지진 때문에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이 회사 후쿠시마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지는 인쇄회로기판과 칩을 연결시켜주는 지지역할을 하는 수지재료다.

MGC가 생산하는 BT수지는 전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생산중단은 휴대폰칩 생산지연과 함께 스마트폰조립에도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후쿠시마공장에서 생산되는 MGC의 제품은 대만 킨수스와 유니마이크론같은 회사에서 생산되는 IC기판으로 알려진 얇은 IC 지지기판용으로 필수적인 재료다.

대만의 ASE나 SPIL같은 칩패키징회사들은 이 기판 위에 TSMC같은 칩메이커에서 생산한 칩을 붙이게 된다.

이들 부품은 최종적으로 중국의 폭스콘같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로 보내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같은 제품에 사용된다.

만일 BT수지 공급자가 그들의 한달~한달반 정도의 재고를 소진해 버리게 된다면, 그리고 MGC가 2~3개월만 출하를 하지 못한다면 전세계 모바일기기의 절반에 영향을 미친다.

바클레이 캐피털 분석가는 이에 대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사용되는 통신용 IC의 40~50%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체재, 대체기업 없나?

전세계 BT수지 공급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를 차지하고 있는 히타치와 스미토모는 이번 지진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 2개 회사와 공급자와의 연결은 오랫동안 지연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루 바클레이캐피털 분석가는 “어떤 BT수지도 정확히 같지 않다. 따라서 공급업체를 바꾸는 것은 고객들이 칩에 붙는 기판의 설계를 다시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품설계를 바꾸지 않고 서로 다른 회사의 수지를 사용하면 칩에서 나오는 열에 의해 기판의 균열을 가져온다고 말한다.

산업분석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균열을 막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는 데만도 두달 정도가 걸린다.

이는 전세계의 모든 모바일 단말기에 사용되는 칩을 만들기위해 칩을 설계하는 대다수 업체가 영향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레드테크라는 IT컨설팅회사는 “ASE와 SPIL에서는 BT공급부족 상황에 처한 고객으로 자일링스,알테라,퀄컴 등을 꼽고 있다”고 전했다.

■퀄컴칩 영향 있을 듯

퀄컴은 BT수지의 공급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버퍼 물량의 사용, 그리고 ‘단기 재료 혼합’등의 조정으로 단절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신제품의 경우 공급자를 연계하는 것은 정말 문제다. 이러한 회사가운데 퀄컴의 새로운 스냅드래곤칩셋같은 것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루씨는 말했다.

이 새 칩셋 계열은 내년 초부터 나올 차세대 모바일 및 게임기기를 가동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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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지난 달 겨우 발표된 새 스냅드래곤을 어떤 단말기기 제조사가 채택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이전 버전인 스냅드래곤의 경우 아수스의 이PC 넷북에서 구글의 넥서스원폰과 HTC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사용됐다.

이번 사태는 일본이 전세계 전자제품 생산고리에서 차지하는 속성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