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후쿠시마 원자로 방사능 수증기...한국은?

가압경수로형...1,2차 냉각수 계통 분리

일반입력 :2011/03/15 17:11    수정: 2011/03/15 17:41

이재구 기자

일본정부와 동경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원자로들의 격납용기에 해수를 주입하기로 결정했지만 이것이 연료봉의 멜트다운을 진정시키지 못한 듯 연쇄 폭발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후쿠시마현 다이이치의 1호 원전 1,2,3호기에 이어 4호기까지 폭발을 일으킨 가운데 후쿠시마 원자로의 폭발은 이제 방사능오염 확산의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원자로는 이런 경우 대책을 세울 만큼 안정성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나라가 표준으로 삼고 있는 원자로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확인된 가압형경수로(PWR)다. 이는 1차계통과 2차계통 냉각수의 분리가 확실하게 돼 있는 방식이다.

원자로에서 말하는 1차계통의 냉각수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 속까지 물이 드나든다.

원자로에서 1차계통의 물은 완전히 방사성 물질에 오염되어 있다. 하지만 PWR원자로의 경우 이 물은 핵분열이 일어날 때 생기는 열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가 2차계통을 돌고 있는 물에 전해준다. 이어 2차계통을 돌게 되는 물은 1차 계통에서 생긴 열을 전달받아 이 열로 수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데 직접 사용하게 된다.

■후쿠시마 원자로서 나오는 수증기는 방사능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원자로들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원자로 용기의 증기배출 현상과 함께 폭발이 이뤄질까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폭발전 증기 발생 원인으로는 격납용기 내부에서 증기 배관이 손상됐거나, 압력용기 자체의 과열로 인한 자체 안전밸브의 작동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압력밥솥이 일정 압력을 넘어서면 넘쳐서 증기를 배출하는 원리와 같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로방식은 이른바 비등수형 원자로(BWR)다. 따라서 일본 정부가 말하듯 해수를 냉각수로 부어 냉각할 때 나오는 수증기는 어떤 경우에도 압력용기 내부의 방사능과 섞인 오염된 수증기의 유출을 의미한다.

즉.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된 원자로 격납용기는 방사능에 오염된 증기가 격벽 내압 허용 압력치를 넘어서면서 방사능으로 가득한 수증기를 계속해 뿜어대고 있는 것이다. 1차계통과 2차계통 냉각수의 분리가 안돼 있는 설계이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자로는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 속으로 드나든 물이 바로 수증기로 증발돼 바로 방사능과 섞에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연료봉이 멜트다운, 즉 녹아내려서 압력용기 밑바닥에 고이게 되면 핵연료가 다시 핵분열을 시작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해수와 결합해 수중기로 나올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는 제어봉으로 결코 제어할 수 없는 핵분열이고, 온도는 정상적인 온도 섭씨 600도에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게 돼 최악의 경우 압력용기 자체가 녹아내린다. 이는 폭발로 이어진다.

한국표준원자로는 안전한 가압경수로(PWR)

우리나라의 원전은 후쿠시마원전 원자로 등 다른 방식에 안전성이 우수하다고 입증돼 있는 가압형 경수로(Pressurized Water Reactor PWR)를 표준으로 삼고 있다.

이 방식은 1953년 미국이 핵잠수함용으로 처음 개발한 것이다.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뜨거워진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재와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뜨거워지는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재와 핵분열에서 일어나는 중성자의 속도를 줄이는 감속재로 보통의 물(경수)을 사용한다.

장점은 냉각재 및 감속재로 보통의 물(경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값싸게 냉각재와 감속재를 얻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열전도율이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1차계통과 2차계통으로 분리되어 열전달을 하므로 현재까지 개발된 발전용 원자로 가운데 가장 안전성이 뛰어난 동력원자로라는 것이 세계 원자력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즉, 1차 계통이나 2차계통 냉각수는 엄격히 분리되어 있다. 핵분열은 원자로 안에서만 일어나고 있으며 1차계통의 물만이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 속을 드나든다.

여기에 사용되는 물은 고온을 유지하기 위해 높은 압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원자로 내를 고압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압(Pressurizeed)경수로라고 부른다.

가압경수로의 또다른 특징은 농축우라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사용하는 우라늄의 농도는 약 3.2%다.

우리나라의 가압경수로 방식은 1979년 3월 카터행정부 시절 미국 스리마일 섬에서 발생한 최악의 노심용해(멜트다운)에서도 인명피해를 막아 주었던 방식이다.

당시 냉각수가 유실되고 핵연료봉이 손상됐음에도 방사능 유출은 경미했고 피해반경은 80km였고 사상자가 없었던 점이 특징이다.

반면 이 방식의 핵연료의 농축에는 많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농축기술이 없는 나라는 핵선진국에서 농축우라늄을 수입해 가공해 사용하거나 핵연료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가압경수로 원전의 핵연료비 가운데 핵연료 농축비용은 40%에 이른다.

또 다른 단점은 1차 계통의 물이 많은 열을 갖게 하기 위해 160기압의 높은 압력을 유지시켜야 하는 일이다. 압력이 높아지면 물의 끓는 점이 높아져 일정한 수준이상의 물은 그만큼 많은 열을 갖게 된다 높은 압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후쿠시마 원전 원자로는 모두 비등수형경수로(BWR)

현재 4기의 원자로가 폭발한 후쿠시마 제 1 원자력발전소에는 모두 6기의 원자로가 있다.

후쿠시마 제 1 원전에 소재한 6기의 원자로는 모두 비등수형경수로(沸騰水型 BWR Boiling Water Reactor)다.

이 방식은 1952년 미국 알곤 연구소에서 개발된 것으로 1965년 처음 실용화된 것이다. 이 원자로의 냉각수는 냉각재 및 감속재로 경수를 사용한다.

문제는 후쿠시마 원자로는 비등수형 원자로로서 25년전인 1986년 체르노빌 흑연감속로에서 보였던 것 같은 노심용융(멜트다운), 증기폭발 등의 현상까지 보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물론 한국과 태평안 연안 미국해안주민에게까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1.44% 농축된 핵연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2차 계통없이 1차계통의 물이 바로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에서 생기는 열을 받아 수증기로 만들고 이를 바로 발전에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이 원자로는 핵연료의 높은 연소도와 함께 2차계통이 없어 열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면 이번처럼 비상사태로 냉각수증기를 발생시킬 때 방사능 오염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단점이다.

따라서 1차계통과 2차계통이 분리돼 있지 않은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흰수증기가 나오는 것은 격납용기의 압력을 줄이기 위해 외부로 격납용기 내부의 방사능에 오염된 증기를 배출시킬 수 밖에 없다.

압력을 낮추기 위해 증기를 배출하는 행위는 곧 심각한 방사능 유출을 의미한다. 즉, 상당량의 고준위 방사능 누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 주민에게는 이미 원전 주변 30km밖으로 대피령이 내려졌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때는 주변 2000km 이상의 거리까지 방사능이 유출돼 북유럽 동토지대의 이끼까지 오염시킨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오염된 이끼를 먹은 순록도 오염돼 식용으로 하지 못하는 사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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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경우, 원자로에서 유출된 핵연료는 압력용기 내부의 핵연료의 단지 5~10%로 추정됐지만 엄청난 재앙을 일으켰다.

체르노빌원전 사고는 8년이 지나도록 470명의 사상자만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오염지역에서는 다리 5개 달린 가축이 태어나는가 하면 10년이 지난 후에도 손이 없는 아이들이 계속해서 태어나는 등 후유증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