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폰, 한국서 성공할 수 있을까?

일반입력 :2011/03/14 14:45    수정: 2011/03/14 14:53

이설영 기자

소셜커머스의 '원조' 그루폰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야후와 구글의 거액 인수제안까지 거부한 그루폰이 국내 시장에는 어떤 파급력을 몰고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의 경우 지난해 5월 처음 도입된 이후 불과 반년만에 6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3천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커머스의 원조인 그루폰의 국내 론칭 소식에 업계의 촉각이 예민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셜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의 경우 이미 다수 업체가 진출해 있고, TV 광고도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이다면서 일단 그루폰의 한국진출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루폰은 이미 전세계 44개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한국 시장에서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는 품질보증과 고객만족이 그루폰의 최대 장점이다면서 품질보증 시스템을 통해 엄선한 제휴사를 선정하고, 이는 파트너 매니저를 통해 또 한번의 검증을 거친 뒤 컨설턴트와 계속적인 상담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2008년 11월 시작…누적 거래액 14억 달러

그루폰은 지난 2008년 11월 미국 시카고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로그래머였던 앤드류 메이슨이 회사가 입주해 있던 건물 1층 식당의 '피자 반값' 쿠폰을 판매한 것이 원조였다. 서비스 시작 2년만에 전세계 44개국, 500여개 도시에 진출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그루폰을 통한 거래액은 14억 달러가 넘는다.

그루폰은 보통 24시간 동안 판매를 진행한다. 일정수 이상 구매해야 할인 가격이 적용된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이메일을 통해 자발적으로 상품을 홍보하면서 구매자를 모은 것이 소셜커머스라는 단어를 탄생시킨 계기가 됐다.

구매자가 자발적으로 상품을 홍보하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은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홍보 파급력은 최대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역 기반 서비스사업자와 협력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명 의류브랜드 '갭'의 50달러짜리 상품권을 25달러에 할인해 북미 85개 사이트에서 판매했을 당시 하루동안 44만건을 판매, 132억원이라는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야후가 30억 달러에 그루폰 인수제의를 한데 이어 11월 말에는 구글이 그 두배인 60억 달러를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올 초에는 벤처투자기업들로부터 총 9억5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 올 하반기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150억 달러를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스타벅스 출신의 하워드 슐츠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해 해외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서비스 시작 1년만인 지난 2009년에는 3천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억6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배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앤드류 메이슨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를 10억 달러로 계획하고 있다.

한편 안드레센호로비츠 등 벤처캐피탈은 그루폰 기업가치를 47억5천만 달러로 평가한 바 있다.

■'차별화포인트' 관건

그루폰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 지 여부는 현재로서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몇 가지 청신호는 있다.

첫번째는 국내에서 소셜커머스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소셜커머스가 도입된 것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미 국내에서 소셜커머스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곳들이 몇 곳 있지만, 게임이 끝났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대부분 소셜커머스 업체들에게 상품을 제공해준 지역기반 서비스사업자들이 무궁무진한데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이 함께 성장한다는 상황도 긍정적이다.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대표는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SNS를 통한다면서 페이스북의 경우 지역별 계정을 여러개 만들어서 소비자들과 소통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두번째는 소셜커머스 업계에서 그루폰이 가진 상징성이다. 소셜커머스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루폰을 떠올리는 게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특히 처음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이왕이면 잘 알려진 곳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세번째는 2년 이상 각국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이다. 그루폰은 이미 44개국에서 론칭했다. 서비스를 영위하면서 나름의 품질관리 정책과 고객 서비스 시스템, 운영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다만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은 '소비는 냉정하다'는 점이다. 서비스를 기반으로한 소셜커머스의 경우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경우 한순간에 고객이 나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의 경우에도 이미 소셜커머스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이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설프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경우에도 최근에는 직원 교육은 물론이고 고객 사후 서비스 등을 속속 보강하면서 시장과 자사 서비스에 대해 있을지도 모를 소비자의 반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그루폰코리아 측은 문제 발생 시 소비자의 불만이 없도록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데, 그루폰은 고객이 원할 경우 100% 환불을 해주는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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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문가는 대부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의 경우 해당 국가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국내 소셜커머스의 경우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자칫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이어질 경우 업계 전체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국내에서 그루폰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한발 앞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여타 업체들과 차별화 포인트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어중간한 사이트로 남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