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뇌관 '셧다운제'…문화부 탓?

일반입력 :2011/03/08 09:46    수정: 2011/03/08 14:02

전하나 기자

셧다운제를 골자로 하는 청소년보호법(청보법)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 일정을 하루 앞두고 있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 사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업계는 셧다운제가 산업 전반을 후퇴시키는 '뇌관'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게임업계도 우리나라 국회에 반대 입장을 전달해 향후 한미간 통상마찰로 비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문화부가 여성부에 게임 규제 주도권을 뺏겼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여성부가 문화부와 셧다운제에 관한 전격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후 게임산업에 제대로 칼을 빼들었기 때문이다.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 방지를 명분삼아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막는 내용으로 여성부가 적극 추진해온 제도다. 지난해 문화부와 여성부는 셧다운제 적용 나이를 16세 미만으로 정해 청보법에 담기로 대의적 차원에서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여성부가 셧다운제 대상 범주를 모든 네트워크 게임으로 폭넓게 해석하면서 문화부와 다시금 충돌한 상태다. 여성부 안에 따르면 셧다운제는 PC온라인게임 뿐 아니라 온라인 기능이 포함된 콘솔 게임과 모바일 게임까지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문화부가 셧다운제에 모바일 게임에 대한 예외 조항을 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여성부는 확고부동하게 기존 합의안을 고수하고 있다.

문화부 이기정 과장(게임콘텐츠산업과)은 청보법 개정안 원안을 봐도 그렇고 이를 분석한 보고서를 살펴도 셧다운제는 애당초 PC온라인게임에 해당하는 법안이었다고 강조했다. 여성부가 말을 바꾸고 발뺌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혼란을 부추긴 것이 문화부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총리실 산하 법제처가 취합한 양 부처의 조정안에는 셧다운제 대상이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이라고 광범위하게 규정돼 있어 법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규제 범주를 넓힐 여지가 있다.

결국 문화부가 합의안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실무적인 착오가 발생했다는 비판이다. 이에 업계는 문화부에 갖는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모 게임 업체 대표는 여성부가 청소년 보호라는 미명하에 규제에 대한 명분을 찾을 때 정작 산업 주무부서인 문화부는 넋놓고 있다 KO패를 당한 꼴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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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문화부는 또 다시 여성부와 지루한 줄다리기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이기정 과장은 실무진간 몇차례 접촉이 있었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열린 차관회의에서도 얘기가 나왔으나 양부처의 팽팽한 입장차만 확인했다며 이번 임시국회에서 사실상 게임법과 청보법 둘 다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차라리 전면 백지화를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령기준부터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규제 범주, 제도 실효성 중 하나만 따져봐도 셧다운제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결론이 난다며 문화부가 산업에 대한 정책의지를 갖고 법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