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애플發 액세서리 '태풍'…파괴력은?

일반입력 :2011/03/05 13:04    수정: 2011/03/06 11:02

남혜현 기자

애플이 액세서리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걸까?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애플 이벤트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액세서리였다. 이날 무대에 깜짝 등장한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아이패드2 전용 액세서리를 공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단순히 제품만 공개한 것도 아니다. 아이패드2처럼 사용 사례도 곁들였다. 이례적인 일이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물론 애플이 제품 발표회에서 관련 액세서리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이폰4 발표 때에도 전용 범퍼가 공개됐다. 다만 당시에는 '데스 그립'이라는 문제가 대두됐다. 기능 결함으로 지적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애플이 범퍼 공급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깔려 있었다.

3일 한 유명 액세서리 업체 관계자는 애플이 이번처럼 대놓고 공개적으로 자체 액세서리를 홍보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며 애플이 꾸준히 정품 액세서리를 만들어 왔지만 홍보에 주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 반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애플판 액세서리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

애플이 정말 액세서리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상황을 두고 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주문한다.

애플은 그동안 PC나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하드웨어 생산과 홍보에 주력해 왔다. 시장은 크지만 파생 상품으로 인식되는 액세서리에 관해서는 대체로 협력업체와 관계를 돈독히 하며 생태계 구축을 꾀한다는 것이 애플의 방침이었다.

따라서 이번 액세서리 발표의 경우 애플이 업계에 전하는 하나의 메시지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애플이 생각하는 태블릿 용도를 기반으로, 액세서리의 기능과 디자인에 대한 레퍼런스를 전달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형태의 마케팅을 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같은 견해는 애플이 공개한 액세서리 제품 가짓수가 적다는 데서 힘을 얻는다. 애플은 이날 내부 콘텐츠를 다양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도록 비디오와 오디오를 출력해주는 'HDMI 포트 단자'와 거치형 케이스인 '스마트커버'를 선보였다. 케이스는 가죽과 폴리우레탄 등 두가지 소재에 다섯가지 색상을 제공한다. 액세서리 업체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디자인과 비교한다면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다.

스마트커버의 용도 역시 전체 액세서리 시장을 위협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케이스가 앞면만 보호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인케이스 관계자는 국내서 인기있는 태블릿 케이스는 앞뒷면을 모두 보호해주는 가죽 재질의 제품이라며 스마트커버가 하나의 레퍼런스가 될 지 인기 제품이 될지는 좀 더 두고볼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와는 달리 애플이 액세서리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위해 안테나를 띄워본 것이란 평도 있다. 하드웨어만큼 뜨거운 반응이 올지에 대한 확신이 애플 자체에서도 없었을 것이란 추론이다.

한 관계자는 애플이 자체 로고를 새긴 액세서리를 항상 한두개는 선보였다며 그렇지만 이런 제품은 항상 공급보다 수요가 많았는데 이는 각 나라 총판들이 애플측에 주문을 많이 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액세서리는 선택의 폭이 다양한 전문업체의 것이 선호된 만큼 유통업체들이 애플에 주문 자체를 적게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주문이 적으니 공급이 줄어들고 시장에서 자주 보기도 힘들었다면서 이번엔 잡스 CEO가 상당한 시간을 들여 스마트커버를 홍보한 만큼 소비자들이 반응을 해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패드2 액세서리, 국내선 4월 쯤

스마트커버에 대한 우려에도, '아이패드2' 출시 자체는 액세서리 업계에 호재임이 분명하다. 국내선 빠르면 내달 27일경 아이패드2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짐에 따라 애플 전용 액세서리 업체들도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인케이스 관계자는 아이패드2 전용 액세서리 디자인은 이미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실제 제품 제작은 지난 1일부터 이뤄졌고 출시는 미국에서 3월말 쯤 될 것으로 말했다. 국내 출시와 관련해서는 아이패드2 한국 상륙과 맞물려 진행하는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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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진과 아이스킨을 국내 유통하는 SDF인터내셔널 유승복 대표 역시 케이스나 보호 필름, 파우치 등 전통적인 스테디셀러 제품들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면서 다만 전면 카메라가 생겨난만큼 광각 렌즈 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미 용산에 위치한 액세서리 제작 업체들은 아이패드2 모형을 들여와 금형 제작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패드2 발표가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놓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