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2 루머 정산해보니…"반만 맞았다"

일반입력 :2011/03/03 05:30    수정: 2011/03/03 08:04

남혜현 기자

말 많고 탈 많았던 애플 루머통신의 승률은 5할이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센터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CEO에 의해 공개된 아이패드2의 사양은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9.7인치 화면크기에 두께가 최대 33% 얇아질 것이란 루머는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목업 디자인으로 인터넷을 떠돌았던 예상 디자인도 실물과 거의 같았다.

보안에 철저하기로 유명한 애플이지만 그동안 국내외 언론이 내부 관계자들을 근거로 끊임없이 물고왔던 소문들이 일정부분 신빙성이 있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다만 맥북프로와 같은 차세대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 '썬더볼트(코드명 라이트피크)'를 탑재할 것이라는 소문과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높아질 것이란 이야기는 맞지 않았다. 확장성을 위해 마이크로SD단자나 USB포트를 채택하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루머에 그쳤다. 없어질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되던 '홈버튼'도 그대로 살아남았다.

■듀얼코어, 얇아진 두께 맞았지만…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하기전에 루머가 먼저 떠돈건 아이패드2 뿐만이 아니다. 아이폰이 나올 때도, 매킨토시 컴퓨터가 나올 때도 세간의 관심은 늘 애플에 쏠렸다. 국내서도 애플의 존재감은 이미 마니아층을 넘어섰다. 애플이 신제품 하나, 스티브 잡스 CEO의 한 마디와 거동 모두가 뉴스가 될 지경이다.

따라서 인터넷을 한바탕 휩쓴 아이패드2 관련 루머가 어느정도 맞았는지도 누리꾼들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우선 디자인이다. 아이패드2의 실물 디자인은 최근 며칠간 인터넷상을 떠돌던 목업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애플이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액세서리 제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관련업체에 원본 디자인을 공유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높은 적중률을 보인 것은 두께가 전작 대비 33% 얇아진 8.8밀리미터(mm)라는 점이다. 애플측 자료에 근거, 전세계 태블릿 시장의 90%를 점유한 아이패드지만 무게와 두께는 휴대하기에는 불편한 것으로 인지돼 왔다.

따라서 신작 태블릿이 더 가벼워지고 얇아질 것이란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루머였다. 이날 공개된 아이패드2는 9.7인치 화면크기에 배터리 시간 10시간을 유지하면서도 아이폰4보다 얇은 8.8mm 두께에 무게는 586그램(g)으로 줄였다.

다음은 성능.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클럭스피드를 1.2기가헤르츠(GHz)까지 지원할 것이란 루머가 기정사실화 됐다. 이 역시 경쟁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허니콤과 엔비디아 테그라2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이 늘어나면서 예상 가능해진 소문이었다. 모토로라 줌과 갤럭시탭 10.1 등이 듀얼코어를 지원해 강력한 아이패드2의 경쟁작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루머와 달리 썬더볼트가 탑재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주 맥북 프로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인텔의 차세대 데이터 전송 기술인 썬더볼트를 탑재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패드2가 미디어 재생을 핵심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기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썬더볼트 탑재도 하나의 호재가 되었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SD카드나 USB 포트가 추가될 것이라는 루머는 예상대로 루머에 그쳤다. 잡스 CEO가 제품 내에 별도 포트나 물리적 버튼을 추가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발표일 가까워질수록 신뢰도 높아져

소문의 진위는 실제 제품 발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신빙성이 더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아이패드2 같은 경우 초기에는 액세서리 모형을 근거로, 지금보다 화면크기가 작은 7인치 제품이 될 것이란 소문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그러나 이 루머의 경우 올해 초에 접어들면서 '화면 크기는 그대로'라는 이야기가 정설로 굳으며 사장됐다.

디스플레이 해상도 관련 루머도 출시일자가 가까워지면서 정정된 소문 중 하나다. 애초 아이패드2는 해상도를 두 배 높여 동영상 재생시 시각효과를 극대화 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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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관해서는 국내외 주요 부품업체들을 근거로 사실이 아닐 것으로 연초 예상됐다. 출시일자가 다가올수록 국내외 부품업체들을 중심으로 보다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가 루머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아이패드2는 일부 사양이 업데이트 되지만 큰 혁신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애플은 연말경 성능을 더 개선한 아이패드3를 내놓으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이 외에 애플이 신제품 공개와 출시 일정 사이에 어느정도 시간을 둔다는 예측을 깨고, 공개후 일주일 만에 출시할 것이란 루머도 사실로 판명됐다. 애플은 이날 흰색과 검정 두 가지 모델의 아이패드를 미국에선 11일, 그외 26개국에선 25일에 출시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