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시대, IT맨이 살아 남는 법

일반입력 :2011/03/01 09:56    수정: 2011/03/01 14:05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업들 사이에서 비용절감 전략으로도 통한다. 클라우드를 통해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보다 적은 인원으로 IT자원을 관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비용절감은 앵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경영자들에겐 좋을 수 있지만, 월급쟁이들은 클라우드 때문에 날벼락 맞을 수도 있다. 클라우드는 IT 인력에게 새로운 고민을 요구한다는 얘기다.IT담당자들은 클라우드에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피한다고 문제가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아직 초기인 만큼, IT담당자들이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흡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어떤 기술을 주목해야할까? 최근 주목받는 트렌드를 소개한다.

■흩어진 데이터에 가치를 불어 넣어라…‘데이터 마이닝’

클라우드 컴퓨팅은 상상을 초월하는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데이터 생성 속도가 초단위다. 방대한 정보를 집약해 가치있는 콘텐츠로 가공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빅데이터’에 대한 비즈니스가 떠오른 것이다.

때문에 ‘데이터 마이닝’은 모든 기업에서 요구되는 기술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데이터에 가치를 불어넣는 데이터마이닝이 미래 IT환경에서 기업 성패를 좌우한다고 본다.

이와 함께 기업의 영업공간은 빠르게 웹으로 이동하고 있다. 웹사이트 트래픽, 방문자 성향, 페이지 유입경로, 마케팅 분석 등이 의사결정에 중요한 지표로 쓰인다. 향후 웹분석이 널리 퍼지면 기업들이 이용자 반응을 분석하고 취약점을 찾을 뿐 아니라, 새로운 욕구를 식별해낼 수 있는 사람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IT야 말로 검색과 웹분석 업무에 특화될 수 있다. 광고 전문가들이 요긴하게 사용해온 웹분석을 IT담당자가 수행한다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IT인력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기업들은 정보를 조직화하고 엄밀히 조사하기 위해 더많은 데이터 마이너를 고용한다. 데이터에 가치를 불어넣었다면 다음은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취합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제시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가 그것이다.

BI는 데이터 추출 및 변형(ETT), 다차원 데이터 분석을 위한 온라인 분석처리(OLAP), 보고서 작성, 데이터간 연관성 찾기 등이 기본적이다. 여기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가려내거나, 계절별 제품 출시시점 예측 등에도 이용된다.

기업들이 BI를 집중적으로 활용해온 영역은 이전까지 경영과 재무 등이었다. 의사결정권자들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에 집중돼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기업 모바일 솔루션과 소셜 서비스를 업무에 도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현업 사용자를 위한 BI 활용 시나리오가 주목받는 추세다.

IBM은 최근 분석플랫폼 '코그노스'를 모바일에 접목해 기업용 협업 솔루션과 연계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 했고, 오라클은 BI에 기반한 실시간 데이터통합 미들웨어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일반사용자를 위해 BI솔루션의 모바일 이식성, 유연성, 개발 편의성, 속도를 개선하는 등 사용자 경험(UX)을 업그레이드 해왔다. SAS는 마이닝과 연계한 비즈니스 분석 기술로 일반기업들을 위한 고객 관계 관리(CRM) 역량을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가 될 것인가, 모두를 익힐 것인가

데이터 분석 기술외에도 여러 신흥 기술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딜레마가 떠오른다. 바로 얼마나 많은 신기술을 익혀야 하느냐다.

한가지 기술을 완벽히 습득해 전문가란 평가를 얻거나 모든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느냐에 고민을 갖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어느 분야에서, 어떤 직무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신생기업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면 다방면에 박식한 IT인력을 요구한다. 신생기업은 빠르게 성장할 뿐 아니라 변화의 폭도 크다. 인건비 부담 때문에 적은 인력으로 많은 것을 해결하려 한다.

작은 기업일수록 한 분야의 월드클래스급 인물을 요구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모든 것을 이해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대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벤처기업과 달리 대기업은 훨씬 더 많은 자원을 갖고 있으며 안정을 요구한다. 때문에 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 얼마나 전체 시스템에 대해 깊은 이해도를 가졌느냐가 IT인력의 경쟁력이다.

■“걱정만 하지 말고 치고 나가 선점해라.”

클라우드 사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전문가 확보가 가장 힘듭니다. 데이터베이스만 해도 NoSQL을 아는 개발자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에요. 개발자가 한발 먼저 클라우드를 준비한다면 직장 구하기 쉬울 겁니다.

국내 굴지 IT서비스기업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준비하는 담당자의 발언이다. 사람은 필요한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는 소리다. 구직난과 구인난의 공존이 하루 이틀 얘기도 아니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그 성격이 다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한국에서 이제 막 개막단계에 돌입했다. 그에 맞춘 인력양성도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 정말 사람이 없다.

한 임원은 “한국의 개발자들은 대체로 특정 기술에만 올인하는 경향이 강하다”라며 “IT인력들은 한발 앞서 클라우드로 가면 시장 초기멤버로 대접받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계정계 시스템이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대거 넘어가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업계에는 IT인력이 대거 줄어들 것이란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그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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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M에서 메인프레임부터 유닉스, x86까지 서버영업을 담당했던 박완호 시스템X사업부장은 “IT직업은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못박았다. 변하는 만큼 그에 따라가기 위한 새로운 일거리가 생기기 때문이란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면 예전의 직종은 사라집니다. 메인프레임부터 x86까지 변화시점에 나온 칼바람 얘기는 항상 나온 얘기였죠. 오히려 새로운 일거리가 생겨서 인력 수요는 늘어났습니다. 변화에 준비하지 못한 사람이 사라졌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