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혁명에 화들짝”…中, 인터넷차단 '살벌'

일반입력 :2011/02/21 10:22    수정: 2011/02/21 11:28

정윤희 기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사회 안전 관리를 이유로 인터넷 감독 강화에 나섰다. 최근 튀니지, 이집트에서 불붙은 민주화 혁명이 중국에 퍼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다. 튀니지, 이집트 혁명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작, 전파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9일 후진타오 주석이 인터넷 관리 강화, 사회주의 사상도덕 강조, 공공안전 시스템 개선을 비롯한 8개 의견을 내놨다고 20일 보도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성장과 부장(장관)급 간부의 사회관리 전문 세미나 과정 개설식’에 참석해 “최근의 국내외 형세 변화를 감안해 사회의 조화와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두드러진 문제들을 최대 한도로 해결해야 한다”며 “특히 인터넷 공간의 관리 수준을 높이고 인터넷 여론 형성 메커니즘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산당 영도를 통한 사회관리 구조개선 및 강화, 사회모순과 인민 내부모순의 근원적 처리, 전 국민을 망라하는 ‘국가 인구 기초정보 DB’ 구축 및 동태적 관리, 사회치안 통제 체계 개선, 법치를 비롯한 사상도덕 건설 강화 등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 공산당 역시 민주화 시위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온라인상에 빈부격차, 부정부패 등을 고발하는 글이 쏟아지며 공산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누리꾼이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1949년 건국 이후 62년간 독재체제를 유지해왔다.

지난 20일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12개 도시에서 ‘중국판 재스민 혁명’을 촉구하는 온라인메시지가 포털사이트, 현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등을 통해 퍼져 나갔다. ‘재스민 혁명’은 민주화 시위가 처음 시작된 튀니지 혁명을 지칭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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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메시지는 ‘우리는 먹을 것을 원한다’, ‘우리는 일하고 싶다’, ‘일당독재를 끝내기 위한 정치 개혁과 민주주의, 자유를 원한다’ 등의 내용이다. 공안당국은 인터넷에 메시지를 올린 누리꾼 100여명을 긴급 검거하고, 포털과 블로그상에서 ‘재스민’ 또는 ‘재스민 혁명’ 등의 검색어를 원천 차단했다.

지난해 중국 누리꾼은 4억5천만명을 넘어섰지만, 트위터, 페이스북 등 해외 SNS는 차단된 상태다.